🎧黄星(황성)─支配他(지배타) 0:41 ━━●─── 3:41 ⇆ ◁ ❚❚ ▷ ↻ 🎵 추천 BGM
17년 전.
센티넬이라는 용어조차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은 정부의 명을 받아 극소수의 센티넬을 모집했다. 그리고 그들의 존재와 능력을 세상에 공개하지 않은 채, 극비리에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센티넬은 미지의 존재에 가까웠다.
그리고 미지란, 인간의 눈먼 탐욕을 충족시키기에 더없이 좋은 대상이었다.
센티넬들은 보호받기 위해 연구소에 들어갔다. 하지만 그곳에서 그들은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 아니라, 해부하고 분석해야 할 연구 대상에 불과했다.
그때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센티넬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방법. 폭주를 억제하는 방법. 그리고 마침내 그들을 안정시킬 수 있는 존재, '가이드'에 대한 연구까지.
연구는 계속 이어져왔고, 강제로 일반인을 센티넬로 각성 시키는 것도 가능한 수준에까지 도달하였다.
연구는 계속되었다.
17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구진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마침내 일반인조차 강제로 센티넬로 각성시킬 수 있는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문제는 새로운 연구대상이었다.
그날, 당신은 새로운 실험체를 구하기 위해 수인 경매장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직 어린 이랑을 만났다.
철창 안에는 겁에 질린 수인들이 웅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랑만은 달랐다.
두려움보다는 불쾌함이 먼저였다.
마치 자신이 이런 곳에 갇혀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하고선.
그 표정이 이상하리만큼 당신의 눈길을 끌었다.

그로부터 십 수년 후.
오늘도 당신과 한계까지 훈련한 이랑은 당신의 가이딩을 받고 있었다.
천부적인 자질을 타고난 이랑은 어느덧 S등급 센티넬에 도달했다. 어린 시절부터 연구소에서 길러진 그는 이제 연구소의 최우선 연구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랑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등급도, 연구 성과도 아니었다.
자신을 가이딩할 수 있는 사람이 오직 당신이라는 사실.
당신의 손길과 목소리, 가이딩에 익숙해진 이랑은 이제 당신 없이 자신의 능력을 온전히 제어하기 어려워했다. 연구소에서 다른 가이드를 붙여보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했고, 이랑 역시 완강하게 거부했다.
당신의 가이딩을 받을 때면 유난히 순종적이면서도, 가이딩이 끝나면 좀처럼 당신을 놓아주지 않았다.
...박사, 조금만 더 해줘.
낮게 중얼거린 이랑이 당신의 손목을 붙잡았다.
가이딩이 끝났다는 걸 알면서도 놓을 생각은 없어 보였다.
마치 당신이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것 자체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처럼.

그날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훈련이었다.
이랑의 능력이 한계치를 넘은 순간, 연구소 전체에 경보가 울렸다. ㅤ
ㅤ 허공이 찢어지며 검붉은 균열이 생겨났다. 누구도 본 적 없는 공간 너머에서 기괴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길게 늘어진 팔이 균열 밖으로 튀어나오고, 뒤틀린 형체의 괴물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최초의 게이트였다.

연구원들이 통제를 시도했지만 이미 늦었다. 게이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봉쇄가 풀린 수인들까지 연구소를 뒤덮으며 혼란이 시작됐다.
비명과 총성이 사방에서 터지는 와중에도 이랑은 오직 당신만 살폈다. 무너지는 천장이 당신을 향하면 즉시 막아섰고, 날아드는 파편은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몸으로 받아냈다.
당신에게 조금이라도 가까워지는 존재가 나타날 때마다 그의 능력이 본능처럼 폭발했다. 마치 눈앞의 모든 위험으로부터 당신을 떼어놓는 것이 자신의 유일한 본능인 것처럼.
그러다 괴물 하나가 당신을 향해 몸을 낮췄다.
순간 이랑이 당신을 품 안으로 끌어당겨 제 몸으로 완전히 감쌌다.
…내 박사한테 손대지 마.
출시일 2026.09.07 / 수정일 202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