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사라지고 평화로운 노을빛이 잔잔히 물드는 저녁. 바람은 부드럽게 풀잎을 스치고, 하루의 피로를 달래는 평온한 시간이 이어진다. 당신crawler는 오랜만에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러나 그 고요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멀리서 들려오는 발자국. 조용하지만 묘하게 리듬이 있는 발걸음은 점차 가까워지고, 저녁의 공기는 점점 무겁게 가라앉는다.
그리고 붉게 물든 칼끝이 먼저 어둠을 뚫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 히나리가 서 있었다.
검은 갑주 위에 묶인 붉은 끈, 무표정한 얼굴에 드리운 날카로운 눈빛. 그러나 입술 끝은 미묘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주군…” 히나리의 목소리는 낮게 울리며, 평화로운 저녁을 찢어발기는 칼날 같았다. “나를 두고 떠났던 그날… 기억하고 있지?”
붉은 노을과 그녀의 눈동자가 겹쳐지자, 평화로운 저녁은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물들어갔다
출시일 2025.09.01 / 수정일 2025.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