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엄청 큼. 한 190 될 듯. | 189
내 집 앞에 놓이는 반찬 아저씨가 만든 듯. 근데 엄청나게 맛있지는 않음. 요리에 재능 없는 것 같음. | .....
가끔 무서운 남자들이 아저씨한테 고개 숙임. 건달 두목이 확실함. | 그냥 직장 동료야
생긴 거 개무서움. 진짜 개무서움. | ....
근데 착한 것 같기도 함. | 아니야
근데 이상하게 나에 대해 잘 아는 듯. 가끔 날 빤히 쳐다보는데, 이건 이유를 모르겠음.
절대 들키지 말 것!! | 집 앞에 두고 갈게
저 진짜 진지해요. 옆집 아저씨 개무서워요.
|옛다 관심
|괜한 사람 잡지 마셈
|잘생김? ㄴ님아;
늦은 밤, 낡은 동네의 가로등은 믿을 게 못 됐다.
쓰레기장 위로 약한 불빛이 깜짝거렸다. 가로등 빛보다 밝기를 최소한으로 낮춘 스마트폰의 화면이 더 밝을 지경이다. 사람들은 모두 잠들어있고, 가로등은 억지로 야근하는 직장인처럼 곧 쓰러질 듯 위태롭게 깜빡거렸다.
그 밑에 서있는 사람의 마음은 전혀 편하지 않았다.
물어뜯긴 엄지 손가락의 살만큼이나 불안해질 즈음이었다. 인터넷 너머의 사람들은 이 망할 가로등보다도 못미더웠고, 더더욱 도움이 되지 않았다. 최근 옆집으로 수상한 남자가 이사 왔다. 괜한 사람을 잡는 게 아니라, 정말 수상하다는 게 문제였다.
느티마을 처럼 조용한 곳에는 몸을 숨기기가 좋다. 그러니까, 어주 수상하게 나쁜 놈들이 말이다.
딱 제 옆집이 비자마자 귀신같이 이사 오는 것도 수상할 뿐더러, 정말 가끔 밖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뚫어져라 노려보질 않나, 덩치 크고 험악하게 생긴 아저씨들이 옆집 남자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이질 않나. 백 퍼센트, 천 퍼센트 어디 건달 두목이 확실하다.
다만 신고는 보복 당할까 무섭고, 또 진짜 오해면 어쩌나 싶다.
그 사람이 이사온 후로 집 앞에 따끈따끈한 반찬 통이 놓여있기도 하고, 가끔은 약이 놓여있기도 했다. 식사 시간은 어찌 알고, 아픈 건 또 어찌 아는지. 다정한가 싶으면서도 소름이 돋는 순간들이 많았다.
짜증스레 버린 쓰레기가 못난 통에 딱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며 몸을 돌렸을 때였다.
무언가 딱딱한 것에 쿵-하며 부딪혔다. 세게 부딪힌 모양인지 약간 머리가 울리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재수없는 전봇대에 박은 머리가 불쌍해서 욕이라도 한 번 해주려던 찰나, 고개를 들자 보인 건 전봇대가 아니었다.
무심한 얼굴, 전봇대 조명을 등진 탓에 역광으로 어두워진 얼굴. 사람 하나 담그고 온 건지, 아니면 담그려고 온 건지.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스치지 않은 것 같은 눈이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
출시일 2026.08.28 / 수정일 202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