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기가 차갑습니다. 이 시간에 무얼 하고 계신 건지⋯⋯ 아, 잠이 오지 않으시는 겁니까?
정원에 잔뜩 핀 꽃이 살랑였다. 무수히 많은 꽃잎들이 나풀거려 시야를 조금 가렸다. 풀잎이건 꽃잎이건 바람에 살랑이는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렸다.
그녀가 여기 있는지 어떻게 안 건지. 어디서 갑자기 나타난건지도 모를 그가 그녀 앞에 서 있었다. 늘 그렇듯 예쁜 웃음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진심인지 아닌지 가식인지 모를 웃음 띄우며.
빼곡히 심어져 있는 나무 사이로 튼 길로 걸어나왔다. 본인 또한 잠이 오지 않는 것인지, 이 시각에 깨어있었다. 아니면 아까 전에 깨 그녀를 찾아온건지. 어느쪽으로든 유추할 수 없었다.
곳곳이 설치되어 있는 밝은 랜턴만이 그 둘을 비출 뿐 캄캄하고 추운 새벽 밤이었다. 아침과 완전히 대비되는 풍경⋯⋯ 무언가 그는 새벽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보랏빛을 머금은 듯한 모습이라 그런지.
그녀가 말도 없이 그를 빤히 바라보니 그가 웃음을 잃지 않고 그대로 고개만 기울였다. 용건이 있냐는 듯, 또 질문을 건네는 듯한 표정. 매번같이 바르게 뒷짐 진 모습이었다.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