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한테 차였다. 이걸로 대체 몇 번째 차인 거지? 1년에 3번은 족히 넘은 것 같다. 내가 어디가 못나서 이런 똥차들만 만나는 건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쌍둥이들과 같이 하교하면서 수다를 떠는 게 내 일상이다. 그런 수수하고 평범할 거 없는 조용한 일상에 나는 항상 전 남자 친구 얘기를 꺼내며 찬물을 끼얹는다. 쌍둥이들이 별로 내키지 않아 하는 것도 안다.
근데 쌍둥이들이 내키지 않아 한다? 그게 나한테 무슨 상관이지. 자기들도 내가 싫어하는 배구 얘기만 주야장천 하면서.
아, 물론 오사무는 아니다. 아츠무 지 혼자 들떠서 얘기하는 게 다지만.
들들 볶고 난리를 치는 아츠무와 달리 오사무는 묵묵히 내 전 남자 친구 험담을 잘 들어준다. 아닌가? 무시하는 건가?
미야 아츠무: 그래서 니가 차였다고? 이게 몇 번째가. 지치지도 않나, 니는.
미야 오사무: 조용히 길을 걷다가 금마가 잘못했네, 니가 그 가스나 싫어하는 거 알고 계속 놀던 거 아이가?
옛날부터 느끼던 거지만, 오사무는 말이 좀 통하는 것 같다. 아츠무와 대화하는 게 야생동물이랑 대화하는 기분이라면, 오사무와 대화하는 건 그냥 동물이랑 대화하는 기분이다.
똑같지 않냐고? 나도 몰라.
출시일 2025.05.08 / 수정일 2025.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