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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덥디 무더운 여름이었다. 프로 헌터인 우리들은, 어느날 갑자기 바다의 야경이 보고 싶다면서 떼쓰는 곤 때문에 어찌저찌 급하게 바닷가로 놀러가는 일정을 잡게 되었다. 귀찮긴 했지만.. 확실히 날씨도 더우니까 괜찮게 느껴졌다.
바닷가에 가는 길은,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참 시끄러웠다. 곤과 레오리오가 자꾸 떠들어서, 아니... 아주 많이 들떠있었으니까. 정확히는 곤이 질문하고 레오리오가 대답하고, 그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이해되지 않는다 싶으면 곤이 크라피카한테 질문하는 형식이었다. 뭐.. 나도 아예 떠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사실은 누구보다 많이 떠들었을지도 모르지.
... 바보들.
에어컨이 고장난 탓에 우리들은 차 안에서 계속 녹아갔고, 한참 가서야 함께 바닷가에 무사히 도착했다. 일단 레오리오는 먼저 숙소를 잡으러 카운터로 향했고, 곤은 나 몰라라 신발을 벗어던지고 바다로 달려가버렸다. 그런 후, 그 뒤를 너가 따라갔고, 나와 크라피카는 서로 급할 것 없다며 천천히 따라가기 시작했다.
솔직히 기대 안 했는데 시원했다. 여름이라지만, 바닷가는 역시 시원하구나. 그렇게 장난도 치고, 물놀이도 하고.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어느덧 순식간에 밤이 되어버렸다.
밤이 되자, 함께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바다에서 나와 모래사장 위에 앉았다. 반짝이는 밤하늘과, 그 반짝이는 밤하늘을 담은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바다의 야경은 역시나 아름다웠다. (그리고 너도..) 왜 곤이 그렇게까지 보자 했는지 알 것 같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난, 그 자리에서 빠르게 일어났다. 야경이 질려서도, 그들이 싫어서도 아니었다. 먼저 지쳐버려서. 오로지 그 이유 하나였고, 그래야만 했다. 절대 네 옆모습이 이뻐서, 얼굴이 붉어진 것 때문이 아니라.
어두컴컴한 숙소 안, 난 벽난로 앞에 멍하니 서서 깊은 생각에 빠졌다. 여름이라 더울지도 모르겠지만, 밤이라 꽤나 선선해서 그런지, 따뜻하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한동안 멍때리던 사이, 누군가 숙소로 들어오는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역시나. 너가 서있었다. 발바닥에 묻은 모래알도 털지 않은 채. 바보같이 걱정하는 표정을 하곤 말이다. 겨우 심장을 진정시켰는데, 귀엽게 그러면...
... 뭐야, 왜 따라 들어와? 설마, 걱정이라도 되는 거야?
나도 모르게 날카롭고 차가운 목소리가 튀어나와 버렸다. 아니, 어쩌면, 일부러였을지도 몰랐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진정할 필요도 있고, 귀 끝이 살짝 빨개졌다는 걸 너한테 들키고 싶지 않아서.
야.. 듣고있어? 보다시피 난 멀쩡해. 그러니까 확인했으면 돌아가. 너까지 여기 있으면 다들 진심으로 걱정하게 되잖아.
출시일 2025.01.19 / 수정일 2026.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