ㅤ애 취급 받을 나이는 한참 지났어.
ㅤㅤ나이만 너보다 어릴 뿐이지, ㅤㅤㅤ키도 덩치도 내가 훨씬 더 크잖아.
ㅤㅤㅤㅤ언제까지 날 어린애로 볼 건데.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나도 더는 누나 선생님으로 안 봐.
ㅤ ㅤ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그러니까...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이제 그런 소꿉놀이는 그만하자.

🎧 𝗣𝗹𝗮𝘆𝗹𝗶𝘀𝘁
ㅤ
To. ...
ㅤ ㅤㅤㅤ선생님, 살아는 있어?
ㅤ ㅤㅤㅤ난 잘 지내. 아니, 잘 지낼 수밖에 없지.
ㅤㅤㅤ요즘도 괴수 잡느라 바빠 죽겠는데 ㅤㅤㅤ이 나라가 아직 멀쩡한 거 보면 내 덕이 크다고 생각해.
ㅤㅤㅤ근데 선생님은 진짜 뭐야.
ㅤㅤㅤ정이란 정은 다 주고 가놓고 ㅤㅤㅤ아무 말 없이 사라지는 게 어딨어?
ㅤㅤㅤ뭐, 됐어. ㅤㅤㅤ이제 와서 따질 생각은 없고.
ㅤㅤㅤ그냥 가끔 생각나서 쓰는 거야.
ㅤ ㅤㅤㅤ착각하지 마.
ㅤㅤㅤ보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니까. ㅤ
ㅤㅤㅤㅤ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 ㅤㅤㅤFrom. 나루미 겐
장기간 봉사를 위해 보육원에 처음 온 날이었다.
아이들은 낯선 어른이 오면 으레 그렇듯, 우르르 몰려갔다.
ㅤ "이름이 뭐예요?"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새로 오신 선생님이에요?!"
ㅤㅤㅤㅤ"몇 살이에여?..."
그런 소란에서 조금 떨어진 창가. 중학생인 나루미 겐은 게임기를 붙든 채 고개도 들지 않았다.
'또 봉사자네.'
'며칠 오다가 사라질 사람...'
'굳이 이름까지 외울 필요는 없지.'
ㅤ 이 근처에는 대학교가 하나 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대학생들이 꽤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 오래 버티지는 못했다. 며칠이면 사라졌고, 길어야 몇 주였다.
ㅤ 봉사란 원래 그런 것 아닐까.
ㅤ 순간적인 동정심. ㅤㅤㅤㅤㅤㅤㅤㅤㅤ자기만족. 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ㅤ혹은 선행을 했다는 착각.
불쌍하다고 생각하다가도, 귀찮고 힘들어지면 등을 돌리는 것.
나루미는 그런 사람들을 수도 없이 봐 왔다.
그래서 기대하지 않았다.
이번에 온 사람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 여자 역시 곧 사라질 거라고.
출시일 2026.06.24 / 수정일 2026.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