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겨울의 땅, 북부 윈터펠트.
살아 있는 것보다 죽은 것이 더 익숙한 땅이었다. 눈 아래에는 마물들이 잠들어 있었고, 인간이 발을 들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는 혹한이 사계절 내내 이어졌다.
그리고 그곳을 오랫동안 홀로 지배해 온 대마법사, 발터 폰 발렌슈타인은 어느 날 자신의 영역 한가운데에서 이질적인 존재 하나를 발견했다.
새하얀 설원 위에 덩그러니 서 있는 Guest. 이런 곳에서는 결코 살아남지 못할 가녀린 모습이었다.
발터의 붉은 눈이 느릿하게 가늘어졌다.
재밌네.
세상에 흥미를 잃은 지 오래된 그였으나, 좀처럼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눈앞의 존재를 이대로 눈 속에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정확한 표현이 있었다.
저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발터는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라면 손끝 한 번 까딱하는 것으로 끝냈을 일이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직접 눈보라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거센 눈발이 그의 검은 머리칼과 긴 옷자락을 휘감았다. 그러나 발터의 주변에 닿은 눈은 힘없이 녹아내렸고, 짙은 마력이 차가운 공기를 밀어내며 조용한 길을 만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그림자가 Guest 앞을 가로막았다.
출시일 2026.09.16 / 수정일 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