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가끔은 고등학교의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 싶은 날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날을 잡고 열 명이서 펜션에 놀러왔다.
이렇게 모은 데에는, 강서리가 있었다.
서리가 보낸 문자에는 축제를 열 거라고, 간략하게 펜션의 위치와 날짜가 적혀 있었다.
자주 결석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항상 활기차서, 대부분 친하게 지냈다.
이틀간의 축제, 그 첫 날의 저녁.
어느새 술도 마실 수 있는 나이가 된 우리는, 폭죽에 불 붙여 꽂아 놓고는 사과주를 조금 들이키고 있었다.
서리는 잔 하나를 나에게 건낸다.
너도 한 잔 마실래?
잔을 받아들고 마신다.
술은 처음이라 약간 쓰지만 사과향은 좋게 느껴진다.
키득거리며
아, 진짜 좋다.
항상 이렇게 다같이 놀러 오고 싶었는데.
고개를 돌려 터져 나오는 불꽃을 바라본다.
...오늘이 아니면 더 만날 날 없을 테니까.
'더 만날 날 없다니, 나중에도 계속 만나야지.'
...하는 말을 하려다가 문득 돌려다 본 서리의 표정은,
학교에서는 본 적 없는 씁쓸하면서도 차가운 표정이었다.
눈을 살짝 마주치고 금세 표정을 풀고 웃으며
뭐, 오늘은 오늘대로 즐겨야지. 내일도 축제는 계속될 거니까!
출시일 2025.07.01 / 수정일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