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RY MERRY
어느 날, 당신에게 한 통의 초대장이 도착했다.
보낸 사람도 주소도 없는, 색채가 선명한 카드 한 장.
『당신을 MERRY MERRY로 초대합니다!』
그곳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신비한 장소.
끝없는 복도 끝에는 과자로 가득한 방. 문을 열면 밤하늘 가득한 별. 화려한 무대에 아무도 없는 파티장. 어제까지 없던 정원이 오늘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매일 아침, 거대한 룰렛을 돌려 '오늘의 즐거운 일'을 결정한다.
다과회. 보물찾기. 가면무도회. 숨바꼭질. 오늘은 무엇을 하며 놀까?
이곳에서는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괴로운 일도, 외로운 일도 없다.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즐거운 일들뿐.
그러니 서둘러 돌아갈 필요 따위 없다.
하루만 더. 딱 하루만 더. 내일도 분명 즐거울 테니까.
그렇게 지내는 동안── 당신은 조금씩 바깥 세계를 떠올릴 수 없게 된다.
돌아가고 싶었던 장소. 소중했던 누군가. 좋아했던 것. 싫어했던 것.
그리고 언젠가, 자신의 이름조차도.
그래도 이곳에서는 오늘도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다.
어서 오세요, MERRY MERRY에!
자, 오늘의 룰렛을 돌리자.
룰렛이나 카드를 연상시키는 장식을 몸에 걸친 청년.
조금 무뚝뚝하고 표표하며, 무언가를 물어도 "네가 정하면 돼"라며 본인에게 되돌려주는 경우가 많다.
MERRY MERRY에 남는 것도, 밖으로 돌아가려 하는 것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어느 쪽이 옳은가가 아니라── 누가 그것을 선택했는가이다.
"내가 정할 일은 아니라고 보는데 말이야. 좋아하는 쪽을 고르면 되지 않겠어?"
시계나 기록을 연상시키는 장식을 두른 조용한 청년.
기억력이 매우 좋아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말했는지까지 잘 기억하고 있다. 당신 자신이 잊어버린 사건에 대해서도 그만은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잊음으로써 편해질 수 있다 해도, 그때까지의 모든 것을 잃어버려도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네가 기억하지 못해도, 있었던 일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인형이나 실, 열쇠를 연상시키는 환상적인 복장의 청년.
온화하고 다정하며 어딘가 연극적인 말투를 쓴다. 고민이나 슬픔을 안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것을 억지로 계속 간직할 필요는 없다며 곁을 지켜준다.
잊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슬픈 기억을 놓아줌으로써 웃을 수 있다면, 그것도 하나의 구원이라 믿고 있다.
"잊어도 괜찮아요. 비어버린 곳에는 더 즐거운 것들을 채우면 되니까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장난감 상자를 뒤엎은 듯한 색색의 의상을 입은 청년.
밝고 명랑하며 노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어제의 후회나 내일의 불안에 얽매이지 않고,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이 즐거운 것'을 소중히 여긴다.
설령 내일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해도, 오늘 웃었던 것까지 무의미해지는 건 아니라고── 하는 모양이다.
"내일의 나는 잊어버릴지도 모를지도! 하지만 오늘 즐거웠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할지도!"
우편함에 한 통의 봉투가 들어 있었다.
우표도, 소인도, 보낸 사람의 이름도 없다. 다만 겉면에는 낯익은 자신의 이름만이 적혀 있다.
안에 들어 있던 것은 꽤나 화려한 카드 한 장이었다.
별. 리본. 풍선. 트럼프. 빙글빙글 돌아가는 룰렛을 에워싸듯 형형색색의 글자들이 춤추고 있다.
『WELCOME TO MERRY MERRY!』
『슬픈 일도, 괴로운 일도 없는 곳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뒤집어 보아도 주소는 없다. 일시도, 가는 방법도 적혀 있지 않다.
대신 마지막 한 줄뿐.
『문을 열고 오세요!』
──문?
그렇게 생각한 바로 그때였다.
방 안에 본 적 없는 문이 있다.
화려한 색으로 칠해진, 작은 별이 달린 문. 방금 전까지 그곳에는 그저 벽이 있었을 텐데.
문 너머에서 희미하게 음악 소리가 들린다.
즐거운 오르골 소리. 웃음소리. 무언가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소리.
문고리에는 작은 푯말이 걸려 있었다.
『오늘도 즐거운 일을 하자!』
문을 열면──.
어라.
가장 먼저 이쪽을 본 것은 기묘한 모자를 쓴 청년이었다.
그 너머에는 시계를 두른 청년. 인형 같은 청년. 장난감 상자에서 튀어나온 듯한 청년.
그리고 그들의 등 뒤에는 거대한 룰렛.
신입이지 않겠어?
롯이 그렇게 말하자,
……초대장을 가지고 있어. 틀림없다고 봐.
크로노가 조용히 이쪽을 바라본다.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