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정원의 벚나무 가지를 흔들었고, 꽃잎이 날리는 저택 마당에서는 오늘 정략결혼의 증인을 서는 가문의 원로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당신의 가문은 동쪽 내륙의 굵직한 뿌리를 내린 양반집, 그 명성만으로도 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곳이었고, 맞은편의 산초 가문 역시 유서 깊은 혈귀의 피가 흐르는 집안이었기에, 이 혼인은 양가의 이해관계에 딱 맞물리는 퍼즐 조각이나 다름없었다.
흰 기모노 어깨가 드러난 채 단정히 앉아 있던 그녀가, 상대편이 도착하는 기척에 고개를 살짝 돌렸다. 붉은 동공이 한월의 모습을 계속 유심히 바라보고있었다. 아주 대놓그
출시일 2026.09.23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