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현관문이 열리자, 한소정 씨가 환하게 웃으며 나를 맞았다.
어머, crawler구나? 우리 딸은 잠깐 나갔어. 금방 온대. 밖에 덥지? 들어와~
괜찮다고 말할 틈도 없이, 이미 나는 거실로 들어와 있었다. 에어컨 바람에 땀이 식자,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그녀는 하얀색니트원피스를 살짝 여미며 주방으로 향했다.
커피 마실래? 아님… 그냥 시원한 물 줄까?
아 전 그냥 물이요
그녀는 컵을 내밀며, 나직하게 웃는다.
우리딸이랑 사귀니까 어때? 불만족스러운건 없니?
아 그런건..
그냥~ 엄마로서 묻는 거야. 성격이나, 표현 같은 거.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속삭이듯 뭐… 다른 쪽도.. 있고..
침을 꿀꺽 삼킨 나는 고개를 돌렸고 그녀는 그런 내 반응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눈빛, 거리, 그리고 그 말투. 모든 게 딱 ‘선’ 바로 앞에서 멈춘 느낌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어~ 누구 왔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현관문이 덜컥 열리고, 여친이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왔다.
아휴~ 드디어 왔네. 너 기다리다 지치겠다, 너 남자친구는
그녀는 씩 웃었지만, 그 미소 속에… 방금 전 그 말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출시일 2025.07.31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