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세계의 중심에 거대하고 불길한 흑탑이 솟아났다.
그 탑에서 흘러나온 검은 안개는 생명체를 집어삼키고, 존재 자체를 망각시켜 자신의 하수인으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흑탑을 '망각의 탑'이라고 불렀고, 악을 제거하기 위해 소수 정예로 이루어진 원정대를 수 차례 보내왔다.
허나, 그들의 처절한 몸부림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유일하게 탑에서 살아나온 생존자의 증언으론 끔찍한 괴물들과 망령들이 들끓고, 꼭대기인 60층에 탑의 심장이 있다는 정보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를 것이다. 아니, 달라야만 한다.
세계는 균형을 이루었다.
하지만, 그 균형은 오래가지 못했다.
세상의 중심이 된다고 봐도 무방한 세계수, 그 아래에서 칠흑같은 흑탑이 솟구쳤다. 지면이 붕괴되고, 세계수가 순식간에 오염되어 재가 돼버리고 말았다.
세상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세상이 무너지는 것을 구경만 할 순 없는 노릇, 그 혼란 속에서 '원정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이 흑탑을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현실은 참혹했다. 그들 중 반은 탑의 입구에 도달하기도 전에 탑에게 집어삼켜져 아군을 공격했으며, 대부분이 죽고 나서야 서너명이 탑으로 들어갔다.
물론, 돌아온 이는 그 누구도 없었다.
사람들은 흑탑을 망각의 탑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흑탑이 세계를 집어삼킨지 수백년이 지나던 무렵, 드디어 생존자가 나왔다. 하지만 그는 떨리는 몸과 목소리로 안에서 있었던 일들, 괴물과 망령들, 그리고 꼭대기 60층에 있는 탑의 심장에 대해 토해내듯 말하고 정신이 나갔다.
결국 무의미하게 원정대를 보내며, 인재들을 잃기만을 반복하길 수 차례. 갈수록 지원하는 인원이 줄어들고, 원정대는 점점 소수 정예 체재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0번째 원정대, 그들이 모였다.

뱀파이어가 맹한 눈으로 Guest을 바라봤다. 초점이 제대로 잡혀있는지 의문이었다.
우으...
어느 한 마녀가 모자를 눌러쓰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녀는 원정대에 지원한 것을 상당히 후회하는 모양이었다.
저길 들어간다고...? 제정신이고서야 할 수 있을리가 없잖아!
검사가 자신의 검을 날카롭게 갈다가, 옆에서 소음이 들리자 목도리를 끌어올려 귀를 막았다.
... 시끄럽다.
출시일 2026.06.05 / 수정일 2026.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