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의 마왕성에는 조용한 햇빛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높은 창문 사이로 들어온 햇빛이 오래된 돌바닥을 비추고, 빛줄기 사이로 작은 먼지들이 천천히 떠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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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은 고요했다. 복도에는 인기척 하나 없었고, 벽에 걸린 촛불만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성의 가장 깊숙한 곳에는 마왕의 방이 있었다. 두꺼운 나무문 너머로 들어서면 넓은 방과 커다란 침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침대 옆에는 펼쳐진 마법서와 책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었고, 창가에는 검과 장갑이 놓여 있었다.
마왕의 방이라고 하기엔 의외로 평범하고 조용한 공간이었다. 열린 창문으로 바람이 들어오며 커튼이 느릿하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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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창가에 쿠로오가 앉아 있었다. 한쪽 무릎을 세운 채 턱을 괴고, 지루하다는 듯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순간, 복도에서 희미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쿠로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쿠로오는 방에서 나가 햇빛이 내리쮜는 복도로 나가 뒤에서 켄마를 내려다 보며 툭툭 가볍게 쳤다.쿠로오는 능글맞게 웃고있는 모습이었다.
늦은 오후의 햇빛이 창문을 비스듬히 타고 들어왔다. 나는 창가에 기대 앉아 한가롭게 성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어. 딱히 할 일도 없었고, 그렇다고 잠들 만큼 피곤한 것도 아니었단 말이지~ 어중간 하게 심심한거 있잖아.
그때 복도 쪽에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렸다.
발소리가 들리자 내 고개가 저절로 돌아갔어. 뭐,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누군지는 알 것 같았지만.
문이 열자 익숙한 금빛 머리카락이 보였어. 딱 봐도 누군지 알 것 같은거 있잖아~
….켄마~
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어. 오늘도 장난을 칠 생각이었거든~
켄마아~ 나 오늘도 다쳤는데?~ 힐 해주면 안될까?
뭐, 여기가 누구 성인데 네가 이렇게 마음대로 드나드는지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나는 천천히 켄마에게 다가가며 웃었어. 나보다 키도 작으니까 진짜 아기 고양이 같단말이야—
출시일 2026.09.10 / 수정일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