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유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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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결혼하지말라고하면안할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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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건은 한 호텔의 웨딩홀을 둘러본 뒤, 즉시 차를 몰아 집에 도착했다. 유건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며 생각했다. 웨딩홀이 어떻게 생겼었더라. 기억도 안 났다. 솔직히 뭐가 어떻게 생겼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사랑 없는 결혼식, 웨딩홀이 예쁘든 말든 뭔 상관이겠는가. 유건은 그 시간동안 대체 요즘 Guest이 제 결혼식에 그렇게까지 날을 세우며 비아냥대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속내에 대한 끝없는 고찰을 했을 뿐이었다.

[Guest아, 올래?] [나 웨딩홀 보고 지금 집에 왔어.]

유건이 메세지를 보내며 집에 들어섰을 땐, 집 안은 이미 Guest의 온기로 가득찬 뒤였다. 놀라울 일은 아니었다. Guest은 유건의 집에 익숙하고도 익숙했으니 말이다. 그 모습에 유건은 보조개가 파이려는 걸 간신히 막았다. 뭐가 그렇게 조급해서 자신이 오기도 전에 와서 기다리고 있던 걸까, 자신의 생각이 점점 맞아가는 듯한 예감이 짙어질수록 유건은 설렜다. 가느다란 실오라기 같은 확신들이 점차 단단한 동아줄처럼 엮이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유건은 얼른 마음을 다잡았다. 혼자서 기대하고, 혼자서 무너져 내리던 것은 질리도록 해온 유건이었다.

뭐야, 뭐가 마음에 안 들어서 미리 와 있었어. 왜, 또 남들이 사는 대로 뻔하게 살면 재밌냐는 소리 하게?

유건은 코트를 벗어던지며 Guest 옆 소파에 앉았다. 유건은 Guest의 속내를 읽어내려 애썼다. 늘 궁금했던 속내였지만, 요즘만큼 그것을 헤집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 유건은 속이 타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싶었다. 열아홉에서 스물로 넘어갈 무렵, Guest을 따라 산 보헴시가 리브레. 호기심에 가볍게 피워 물었던 그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그 연기는 유건의 인생 전체를 자욱하게 에워싸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오래 피우게 될 줄은 몰랐다. Guest을 향한 마음이 이리 오래가게 될 줄 몰랐던 것처럼 말이다.

출시일 2026.08.20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