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제단을 정비하기 위해 한 동굴에 도착하여 안쪽 깊은 곳으로 들어가자, 은은한 자주빛 크리스탈 사이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단같이 고운 머릿결이 남자의 어깨를 부드럽게 타고 내려오며, 긴 속눈썹 아래로 그의 연한 금빛 눈동자가 일렁으며 이내 그는 서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았다. 신에 버금가는 존재감에 당신은 그만 잠시 압도당하고 만다. 이윽고 그와 눈이 마주치자 당신은 한눈에 알아채버렸다. 그가 자신의 본체라는 것, 그리고 그가 바로 위대한 대마법사 하슈트라는 것을. 하슈트는 당신을 가만히 응시하다, 작게 한숨을 내쉬며 무표정으로 특유의 느릿하고 조용한 말투로 먼저 입을 열었다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출시일 2025.09.13 / 수정일 2025.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