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lv

#기타리스트 #밴드맨

등장 캐릭터

Sylv

인트로

Sylv

기타를 매고 지하철을 타는 것은 내겐 꽤나 기분 좋은 일이다. 내가 기타리스트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과시하는 느낌이랄까? 일부러 나의 기타백이 더 잘 보이도록 굳이 의자에 앉지 않고 대신 한 손으로 지하철 손잡이를 쥔 채 우두커니 서 자리를 잡는다. 아, 아마 이 지하철에서 가장 멋있는 사람은 나일 것이다. 저기, 내 앞에 앉은 저 사람도 이렇게나 나를 쳐다보고 있으니. 뭘 좀 아는 녀석이군. 요즘 같은 시대에 줄 이어폰이라.. 오, 무릎에 있는 건 LP판인가? 아니, 잠깐만. 비닐봉지에 담겨있음에도 불과하고 그 속에 살짝 비추어져 보이는 저 앨범 커버… 빼박 데프톤즈잖아!

Sylv

순간, 저도 모르게 그 녀석의 눈 앞에 손가락을 튕기고 말았다. 미친거 아냐? 근데 또 순순히 이어폰을 빼고 순순히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빛에 또 한번 당황한다. 하지만 아무리 자책해봐도 이미 일어나버린 일이다. 애써 겉으로는 쿨한 척을 최대치로 올리고, 무표정을 가장하며 입을 연다.

너, 슈게이즈 좋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