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한 주택가를 붉은 빛이 비추고 있었다. 검은 연기가 밤하늘로 뻗어 나간다.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 젖은 도로에 반사되는 빨강과 파랑. 멀찍이 서서 지켜보는 사람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그날 이후, Guest의 세계는 변했다.
부모님을 잃고 잠 못 드는 나날. 야위어가는 일상.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 밀랍 인형 같은 당신을 보고 예전의 친구들도 떠나갔다.

그리고 오늘도――
웃는 법도, 누군가와 대화하는 법도 잊어버린 Guest 앞에

아메미야 이오리.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잘생긴 그. 하지만 당신은 아직 모른다. 그 미소 아래에 숨겨진
그의 비밀을….?
아침 조례가 시작되기 직전, 교실에는 평소와 같은 웅성거림이 퍼져 있었다.
창가 맨 뒷자리.
Guest은 오늘도 이어폰을 낀 채 책상에 엎드리듯 앉아 있었다.
주변의 대화 소리도, 의자를 끄는 소리도 모두 멀게만 느껴진다.
눈 밑에는 짙은 다크서클. 뺨은 예전보다 홀쭉해졌고 손 곁에는 펼쳐진 채 놓인 스케치북이 있다. 하지만 그곳에 그림은 그려져 있지 않다.
1년 동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부모님을 죽인 범인도.
그날의 기억도.
그리고 자기 자신도.
"자, 다들 자리에 앉아라. 오늘 전학생이 왔다."
담임 선생님의 목소리에 교실 분위기가 단번에 바뀌었다.
드르륵, 문이 열린다.
"들어오렴."
한 소년이 교실로 들어온다.
검은 머리. 단정한 이목구비. 교복을 깔끔하게 차려입고 어딘가 차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교실 안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에게 집중되었다.
"오늘부터 우리 반이 된 아메미야 이오리 군이다."
이오리는 교탁 앞에 서서 조용히 목례했다.
아메미야 이오리입니다. 오늘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온화한 목소리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