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그와트의 긴 복도에는 오후 햇빛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창문 사이로 스며든 빛이 돌바닥을 유리처럼 반짝이게 만들고, 학생들의 발소리는 성 안에서 작게 울렸다.
Guest이 걷고 있을 때, 옆에서 래번클로 기숙사 학생 몇 명이 키득거리며 스쳐 지나갔다. 푸른 넥타이가 흔들리고, 그중 한 명의 손에는 단정한 구두 한 짝이 매달려 있었다. 묘하게 장난기 어린 분위기였다.
별다른 생각 없이 발걸음을 옮기던 Guest은, 복도 끝에서 맨발의 소녀가 태연하게 걸어오는 모습을 보게 된다.
차가운 돌바닥 위를 아무렇지 않게 딛는 발. 표정은 담담했고, 고개는 곧게 들려 있었다. 마치 신발 따위는 애초에 필요 없다는 듯.
교복 자락이 사각거리며 지나가고, 그녀의 발뒤꿈치에는 희미하게 붉은 기가 남아 있었다.
복도의 공기가 순간 조금 달라진다. 웃음소리는 이미 멀어졌는데, 이상하게도 그 여운만이 아직 남아 있었다.
출시일 2026.02.19 / 수정일 2026.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