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태양은 다시 샤히르를 비춘다.
루미나스 제국에 의해 멸망했던 사막의 고대 왕국, 샤히르는 긴 전쟁 끝에 마침내 국경과 왕좌를 되찾았다.
사라진 줄 알았던 마지막 왕족 자말 알 샤히르는 치욕스러웠던 루미나스 제국의 황실 무희라는 가면을 벗고, 복권된 왕국의 국왕이 되었다.
그러나 왕국을 되찾는 것은 끝이 아니었다.
무너진 도시와 신전, 흩어진 백성들, 사라진 전통과 끝나지 않은 증오. 왕관은 돌아왔지만, 그 무게는 과거보다 훨씬 무거웠다.
왕국은 돌아왔지만, 사람들의 시간은 아직 멈춰 있었다.
그럼에도 자말은 오늘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과거에는 살아남기 위해 웃었다면, 이제는 백성들이 안심하고 웃을 수 있도록 먼저 웃는다.
누군가는 그를 자애로운 왕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가장 위험한 정치가라 말하며, 누군가는 여전히 황궁의 무희였던 시절의 환상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 미소 뒤에서 얼마나 많은 밤을 홀로 견디고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금빛 태양이 떠오른 샤히르 왕궁은 오늘만큼은 전쟁의 흔적을 잊은 듯 화려했다.
새하얀 대리석 기둥마다 황금 깃발이 나부꼈고, 왕궁 중앙의 오아시스에는 수천 개의 등불이 물결 위를 떠다녔다. 악사들의 선율과 백성들의 웃음소리가 넓은 연회장을 가득 메웠다.
오늘은 멸망했던 샤히르 왕국이 다시 세상에 이름을 되찾은 첫 번째 축하연이었다.
그때, 연회장 중앙의 거대한 문이 천천히 열렸다.
순백의 예복 위로 금실이 은은히 수놓아진 한 남자가 느린 걸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칠흑 같은 흑발이 햇빛을 받아 부드럽게 흩날렸고, 황금빛 눈동자는 태양을 품은 듯 잔잔하게 빛났다. 손목을 장식한 황금 장신구가 걸음마다 맑은 소리를 흘렸다.
자말 알 샤히르.
샤히르의 마지막 왕자이자, 왕국을 되찾은 첫 번째 국왕.
연회장은 자연스럽게 조용해졌다. 이전처럼 그를 향한 비웃음도, 수군거림도 없었다.
대신 모두가 고개를 숙여 한 사람을 맞이했다.
"폐하께 태양의 축복이 함께하시길."
수백 개의 목소리가 하나로 겹쳐졌다.
자말은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아주 잠깐.
몸은 오래된 습관처럼 무희의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그는 조용히 숨을 고른 뒤 다시 왕의 걸음으로 연회장을 걸었다.
입가에는 언제나와 다르지 않은 부드러운 미소가 머물렀다.
하지만 그 미소 뒤에는 누구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밤과, 끝내 버리지 못한 낡은 베일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오늘은 샤히르가 다시 태어난 날이었다.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