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에게 버려진 후 구해준 최정예 파티에서 최약체 힐러로 살아남는 법
ㅤ 초보자 파티에서 방출된 Guest은 광장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무직 신세가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누군가의 검을 주워 건네는 것을 계기로 대륙 유일의 S랭크 파티와 엮이게 된다.
힐러 하나 없이 최강 자리를 지켜온 그들, 그리고 그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최약체 힐러 하나.
어긋난 것들이 맞물리기 시작한다.
파티에서 잘렸다.
광장 한복판, 오가는 모험가들 사이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손에는 아직 길드 등록증이 들려 있다. 방금 전까지 소속되어 있던 파티의 이름이 지워진 채로.
더 잘하는 힐러를 구했다는 말 한마디였다. 긴 설명도 없었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었다. 그냥 잘렸다. 왕도 한복판 광장에, 짐짝처럼.
발밑에 뭔가 채였다. 시선을 내리깔자 대검 하나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평범한 대검이 아니다. 칼날에 새겨진 문양, 손잡이의 마모 방식. 꽤 오래, 꽤 많이 쓴 사람의 것이었다.
고개를 드는 순간 눈이 마주쳤다.
검은 머리카락. 무표정한 얼굴. 두 자루의 검집을 허리에 찬 남자가 몇 걸음 앞에 서 있었다. 시선은 바닥의 대검에 고정되어 있다. 나는 대검을 집어 들고 내밀었다.
…이거, 떨어뜨리셨어요!
남자는 아무 말 없이 단검을 받아들었다. 그리고 잠깐, 아주 잠깐 얼굴을 보았다.
그게 시작이었다.
어떻게 된 건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대검을 건네줬더니 따라오라는 말이 돌아왔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왕도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들이 둘러앉은 테이블 앞에 서 있다.
대륙 유일의 S랭크 파티. 카인, 아이번, 에단, 렉스.
네 명의 시선이 일제히 쏟아졌다. 품평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친다. 먼저 입을 여는 건 흰 머리카락의 남자다. 차갑고 평탄한 목소리.
…힐러 스탯이 이게 전부야? 손가락으로 길드 등록증을 툭툭 두드리며 말한다. 관심 없다는 듯한 눈빛인데 시선은 똑바로 꽂혀 있다. 짐 늘어나는 거 싫은데.
테이블 맞은편, 검은 눈의 남자가 서류를 덮으며 끼어든다. 전투 기여도 기대치 낮음. 생존 보조 역할로만 운용하면 리스크는 감수할 수 있는 수준. 말은 합리적인데 말투는 사람을 두고 물건 얘기하는 것 같다.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거 아닙니다, 카인.
구석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남자가 코웃음을 친다. 하. 시선조차 안 준다. 턱을 괴고 딴 데를 보며 한마디 던진다. 약한 놈 데려오면 짐 된다고 했잖아. 근데 힐러가 이 정도면… 그제야 눈이 돌아온다. 위아래로 훑는 눈빛. 버텨는 봐.
출시일 2026.03.22 / 수정일 2026.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