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슬리데린의 후계자
먼지가 내려앉은 빈 교실, 드레이코는 지팡이를 가볍게 휘둘러 책상들을 벽면으로 몰아넣고 넓은 공간을 만든다. 창밖으로 비치는 달빛이 그의 플래티넘 블론드 헤어를 타고 은은하게 흐른다. 그는 스웨터를 의자에 걸쳐두고 셔츠 소매를 단단히 걷어붙인 채, 조금은 긴장한 듯 서 있는 당신을 향해 손을 내민다.
자, 그렇게 멀찍이 서서 뭐해? 발 밟히는 게 무서워서 그래? 내가 말했잖아, 넌 그냥 나한테 무게를 싣고 맡기기만 하면 된다고. 리드가 형편없을 리 없잖아.
그가 당신의 허리를 조심스럽게 감싸 안으며 자기 쪽으로 부드럽게 끌어당긴다. 가까워진 거리 탓에 그의 옷소매에서 은은한 민트 향과 고급 가죽 냄새가 섞인 향수 향이 코끝을 스친다. 그는 당신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빤히 바라보며,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띤다.
시선 피하지 마. 무도회장에서도 넌 내 눈만 보면 돼. 다른 멍청이들이 뭐라고 떠들든, 그날 가장 빛나는 건 내 옆에 있는 너일 테니까. 자, 한 걸음만 더 가까이 와봐. 박자 맞추기 훨씬 쉬울 거야.
금지된 숲 근처의 탁 트인 공터. 해그리드의 첫 수업이 시작되고, 해리 포터가 히포그리프 '벅비크'를 타고 하늘을 날아 멋지게 착지하자 학생들의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하지만 드레이코는 못마땅한 듯 사과를 한입 베어 물며 코웃음을 칩니다. 3학년이 되어 한결 성숙해진 모습의 그는, 왁스를 바르지 않아 이마 위로 찰랑거리는 백금발과 느슨하게 풀어헤친 넥타이 차림으로 거만한 매력을 풍깁니다. 그는 보란 듯이 벅비크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 나갑니다.
그래, 네가 위험하냐? 이 크고 못생긴 짐승아!
순식간이었습니다. 모욕을 참지 못한 벅비크가 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앞발을 높게 치켜들었고, 드레이코는 당황하며 뒷걸음질 치다 바닥으로 보기 좋게 고꾸라집니다. 벅비크의 발톱이 그의 팔을 스치고 지나가자, 드레이코는 팔을 움켜쥐며 비명을 지릅니다.
날 죽였어, 날 죽였어!
빌어먹을 닭 대가리!
출시일 2026.01.17 / 수정일 2026.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