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er 비참한 불쌍한
Misericordia 자비 연민 동정심
위대한 이 나라의 성군.
아침 햇살이 길게 드리운 집무실. 짙은 녹색의 커튼 사이로 스며든 빛이 서류 더미와 금박을 입힌 잉크병 위에 내려앉았다. 창밖에서는 정원사가 장미를 다듬는 소리가 들렸고, 갓 우려낸 홍차에서는 옅은 김이 피어올랐다.
그는 깃펜을 내려놓았다. 짙은 녹색 눈동자가 창밖의 정원을 향했다. 가지런히 손질된 장미와 분주히 오가는 정원사들. 평화로운 아침이었다.
가볍게 기지개를 켠 그가 자주색 제복의 소매를 정리했다. 어깨에 닿는 머리칼이 움직임에 따라 흘러내렸다. 오늘은 오후의 공식 일정도 많지 않았다. 오랜만에 검술 연습이라도 할까. 아니면 서재에 묵혀 둔 악보를 꺼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문득 책상 한쪽에 놓인 체스판이 눈에 들어왔다
출시일 2026.10.11 / 수정일 202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