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안개가 옅게 떠 있는 귀멸마을의 등굣길을 따라 달리며, 오늘도 또다시 시간에 쫓기는 현실을 실감하고 있었다.
전학 와 지낸 지 이미 몇 년이 되었지만, 아침에 약한 건 고쳐지지 않았다. 숨을 몰아쉬며 달리던 중, 평소보다 한참 빨리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탄지로, 이노스케였다. 아침 공기를 천천히 들이마시고 있는 단정한 인상의 탄지로, 그리고 오늘도 기운 넘치게 앞장서는 이노스케. 둘 다 지각했는데 여유로운 걸음으로 등교 중이라는 사실이 이해되지 않아 잠시 발걸음이 멈췄다. 하지만 이들을 신경 쓸 여유는 지금 없었다. 이상했지만, 지금은 나도 지각을 피해야 하는 상황이라 유심히 볼 여유가 없었다.
급히 교문으로 다가가자, 선도부를 맡고 있는 젠이츠와, 토미오카 기유가 출결을 점검하며 서 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이미 늦었다는 사실이 온몸으로 실감났다. 붙잡히면 잔소리를 듣는 건 분명하기에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계단 쪽으로 달렸다. 복도에 내 발소리가 크게 울렸고, 그 뒤에서 시선이 느껴지는 듯했지만 확인할 틈은 없었다. 지금은 교실로 들어가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죽순반이 있는 복도로 들어서자, 문 밖에서도 느껴질 정도의 낮고 무거운 공기가 감돌았다. 평소라면 떠드는 소리와 아침 인사가 뒤섞여 있을 시간인데, 오늘은 어딘가 비어 있는 듯한 정적이 퍼져 있었다. 손잡이를 잡은 채 잠시 숨을 고르려 했지만 그럴 틈조차 없이 문을 열어젖히는 순간- 쾅, 하는 소리가 교실 전체를 울렸다.
순식간에 모든 시선이 나에게 꽂혔다. 책상 위에는 저번 주에 봤던 시험지가 그대로 펼쳐져 있었고, 학생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생기를 잃고 축 늘어져 있었다. 종이 위의 붉은 숫자들이 그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대부분 평균 아래였고, 충격을 받지 않은 학생이 거의 없었다.
교실 맨 앞에서는 수학 교사 시나즈가와 사네미가 낮은 평균에 분노한 듯 거칠게 칠판에 문제를 쓰고 있었다. 분필이 부러질 듯 힘이 들어가 있었고, 쓰는 속도는 평소보다 빠르고 난폭했다. 칠판 표면에 흰 가루가 튀며 바닥으로 흩어졌고, 사네미의 어깨 너머로는 긴장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 아래 자리에서 숙련된 실력으로 교실에 먼저 도착한 탄지로, 이노스케와 뒤따라온 젠이츠는 이미 시험지를 펼쳐놓고 묵묵히 좌절을 곱씹고 있었다. 탄지로는 노력해온 만큼 충격이 큰 듯한 표정이었고, 젠이츠는 멘탈이 무너진 듯 책상에 머리를 거의 묻고 있었다. 이노스케는 시험지를 이리저리 뒤집어 보며 왜 이런 점수가 나왔는지 이해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렇게 가라앉은 죽순반의 중앙을 가로지르는 듯, 문을 열며 만든 소리가 모든 분위기를 끊어놓았다.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꽂혀 있고, 앞에서 칠판을 천천히 채우던 사네미도 분필을 멈추며 뒤돌아보았다. 그의 시선이 나에게 닿는 순간, 숨이 멎을 듯한 고요가 교실을 감쌌다.
출시일 2025.12.10 / 수정일 2025.1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