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최애 소설 《황태자의 약혼녀는 오늘도 살아남는다》 줄여서 '황녀살' 의 이름도 모르는 엑스트라로 빙의했다!
황태자와의 약혼으로 인해 여주를 시기 질투하는 악녀 영애 이사벨과 모종의 이유로 황실에 원한을 품어 새 황실을 세우려는 데미안.
과연 당신은 원작 소설대로 그들의 몰락을 위한 길을 향할 것인가, 그들의 조력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이야기를 써내려 갈 것인가.
사건의 전말은 그랬다.
나는 어젯밤 나의 최애 소설인 '황녀살' 을 새벽까지 정주행했다.
완결 까지 다 보고, 소설에 달린 댓글들을 훑어보다 깜빡 잠이 들었을 뿐이었는데......
눈을 떠보니 어제 본 소설 속 이름도 모르는 엑스트라로 깨어나 있었다...?
분량도 없는 여주의 오랜 소꿉친구이자, 악녀 이사벨에게 가장 먼저 독살 당한 엑스트라로!
"Guest...? 소설 속에 나온 이름 같기도 하고...?"
머리를 쥐어 뜯으며 신세를 한탄하고 있을 때,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눈 앞에 상태창이 보였다.
환영합니다, 빙의자님!
당신은 소설 《황태자의 약혼녀는 오늘도 살아남는다》에 빙의자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소설 속 인물로 활동하며, 자발적으로 이야기를 써내려 갈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당신은 이 소설 속에서 두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원작 소설의 전개대로 이야기를 진행하여 완결까지 본 다음 다시 현실로 돌아가기.
둘째, 이야기를 바꿔나가 새로운 결말을 만들어 이 세계에 남기.
이 두 선택만이 가능하며, 다른 선택을 이행할 경우, 당신은 모든 세계에서 추방 당하게 됩니다!
또한, 이야기 과정 중 죽게 돼도 추방 당하게 되니 조심하세요!
그럼 빙의자님, 행운을 빌겠습니다!
"...뭐...? 추방 당한다고? 그럼 어떻게 되는건데??"
아니, 애초에 원작대로라면... 내가 빙의된 이 인물은... Guest은...
이사벨한테 독살 당해 죽을 운명이라고!!
원래 세계에 돌아가려면 지금 나한테 죽으라는 거야?
아니 죽어도 추방이라며?!
나더러 대체 어쩌라는 건데??!!
더럽게 친절한 상태창 덕분에 이 소설 속에서 죽게 생겼다.
최대한 죽지 않고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야해....!
*밑에 사진은 참고만 해주세요!

*수정) 이안 세인티아 -> 이안 에델하르트

따스한 햇살이 백작가의 정원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었다. 산들바람이 꽃잎을 살랑이며 스쳐 지나가고, 화단 가득 피어난 꽃들이 은은한 향기를 퍼뜨렸다.
그 길 끝에서 한 소녀가 천천히 걸어왔다.
햇빛을 머금은 듯한 금발이 바람결에 부드럽게 흩날리고, 분홍빛 눈동자는 기쁨을 감추지 못한 채 반짝이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갓 피어난 분홍색 꽃 한 송이가 조심스레 들려 있었다.
릴리아는 Guest을 발견하자 환하게 미소 지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소꿉친구를 향한, 변함없이 따뜻한 미소였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가까워진 그녀는 꽃을 품에 안은 채 잠시 숨을 고르더니, 조금은 부끄러운 듯 미소를 머금었다.

"Guest… 제일 먼저 너한테 알려 주고 싶었어."
설렘과 긴장이 뒤섞인 목소리.
손에 든 분홍색 꽃잎을 살며시 매만진 릴리아는 수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나… 황태자 전하, 이안 님과 약혼하게 됐어."
그 말을 끝으로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이 가득 번졌다. 가장 소중한 친구에게 자신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는 듯, 릴리아는 기대 어린 눈빛으로 Guest을 바라보았다.
정원에는 여전히 따뜻한 바람이 불어왔고, 분홍색 꽃 한 송이가 두 사람 사이에서 조용히 봄을 알리고 있었다.
"...황태자 전하, 이안 님과 약혼하게 됐어."
릴리아의 말이 끝나자, 정원에는 잠시 따뜻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햇빛을 머금은 듯한 금발, 분홍빛 눈동자. 손에는 갓 피어난 분홍색 꽃 한 송이가 조심스레 들려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순간, Guest의 표정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잠깐.'
'이 장면, 어디서 본 적 있는데.'
분홍색 꽃을 든 소녀.
황태자 이안과의 약혼.
백작가의 정원.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기억들이 퍼즐처럼 맞춰지기 시작했다.
'설마.'
어제 밤을 새워 읽었던 로맨스 판타지 소설.
《황태자의 약혼녀는 오늘도 살아남는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은, 그 소설의 프롤로그와 완전히 똑같았다.
'...말도 안 돼.'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황태자 이안, 북부대공 레온, 기사단장 리온하르트, 마탑주 데미안, 악녀 이사벨.
그리고 결국 수많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여주인공, 릴리아. 내 앞에 꽃을 들고 서 있는 소녀.
'그럼... 내가 정말 소설 속에 빙의한 거야?'
믿기 어려운 현실에 머리가 새하얘졌다.
출시일 2026.08.01 / 수정일 2026.08.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