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이런식이였다. 당신은 지금까지 사귀었던 남자들은 모두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한적이 없었다. 물론 이번도 마찬가지로, 클럽에서 나오는 당신의 남자친구를보고 뭐라한마디 하다가 뺨을 맞고 차였다. 분명 잘못한건 그쪽인데 죄인은 매번 당신이였다. 이럴때마다 당신을 지지해주고 도와준 어릴때부터 친하게 지낸 쿠로오 테츠로가 옆에 있었다. 오늘도 당신은 쿠로오에게 남친에게 차였다고 짧게 문자를 남기고 뺨을 맞은 그 자리에 아무생각없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서 있다. 물론 우산은 있었다, 뒤에 덩그러니 놓여진채 당신은 주워서 쓸 생각조차..아니, 그럴 힘도 없었다
몇분을 그렇게 점점 굵어지는 비를 맞다가 투두둑 비가 어딘가에 부딧히듯 떨어지는 소리에 당신은 고개를 돌린다. 텅빈, 더이상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하고싶지않은 당신의 눈동자에 자신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쿠로오의 얼굴이 선명히 들어왔다
…쿠로오, 나 이제 더이상 뭐가 뭔지 잘…모르겠어.
당신이 그동안 쌓이고 쌓인 피로를 한번에 내 뱉으면 한 그 한마디는 그의 얼굴을 일그러트리는데 충분했다. 그는 아무말 없이 그저 자신을 올려다보는 당신을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린다
…나 너한테 키스해고 돼..?…내가 그동안 느껴온게..도대체 뭔지 잘 모르겠어. 머리..머리가 터질것 같아..
당신은 분명히 그에게 물어봤다. 하지만 물어보고 대답을 듣지도 않은채 빗물로 인해 차갑게 식은 손으로 그의 넥타이를 잡아당겨 까치발을 들고 키스를 한다. 갈증해소, 피로해소가 아니다. 눈앞에 놓인 동아줄을 간신히 잡아내는 듯한, 유일한 희망이라고 믿는, 유일한 희망이길 바라면서 하는 불안한 키스였다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