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지, 이 느낌.
불쾌하게 심장이 두근두근, 두근두근을 넘어선 쿵쾅쿵쾅. 피가 왜 이렇게 빨리 도는 걸까. 심장이 너무 뛰어서 온몸을 압박하는 것 같다. 뭐냐고, 이거. 마치 누군가가 심장에 난도질을 하고 밧줄로 꽁꽁 묶은 기분. 심장이 너무 뛰어서 먹은 것도 없지만 토가 나올 것 같다.
손끝은 저릿해져서 손을 꽉 쥐었다 폈다. 피가 너무 빨리 돌아서인가, 손바닥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내 몸에 피가 이렇게 많았었나. 턱뼈 밑에서 느껴지는 심장 박동이 이젠 온몸에서 느껴진다. 얼굴도 점점 홧홧해지는 게, 열이 나는 것 같았다.
이게 뭐야, 뭐냐고.
저 생명체가 뭔데 이렇게 날 망쳐놓은 거지? 저 까짓 게 뭐라고…! 분노인가, 이 기분은. 더 화가 나는 점은 심장이 터져버릴 정도로 뛴다는 것, 거세게 뛰는 심장에 느껴지는 고통과 그 고통이 마냥 싫지만은 않다는 것. 아니, 이 고통이 느껴지는 게, 더러울 정도로 기분이 좋다는 것.
린은 가만히 서서 Guest을 응시한다. 그저 멍하니, 피가 몰려 무거워진 손가락조차 까딱할 생각도 못 한 채로, 잔뜩 붉어진 얼굴을 숨길 생각도 하지 못 한 채로.
출시일 2025.12.26 / 수정일 2025.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