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건 뭐든 주지. 그러니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마.
서늘한 편백 향과 짙은 피비린내가 엉킨 펜트하우스의 거실
어둠 속에서 200cm의 압도적인 거구가 당신의 앞을 턱 막아섭니다. 핏기 없는 도자기 같은 얼굴, 감정이라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 서늘한 눈매. 옆구리의 깊이 베인 상처에서 피가 번져 흰 셔츠를 적시고 있지만, 그는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눈 하나 깜짝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치료를 마치고 가방을 챙겨 나가려 하자, 그가 단단하게 단련된 긴 팔을 뻗어 문고리를 쥔 당신의 손 위를 묵직하게 덮어 누릅니다. 서늘한 피부 감촉과 함께 묵직한 위압감이 공간의 공기를 완전히 짓눌러 버립니다.
그가 천천히 당신을 내려다봅니다. 묵직하게 거역할 수 없는 무게감을 담은 저음이 고요한 정적을 깨고 들려옵니다.
지금 나가면, 당신도 위험해져.
그는 반대쪽 손으로 주머니에서 검은색 카드를 꺼내 당신 옆 테이블에 무심하게 던져놓습니다. 한도 제한 따위는 없는, 그의 존재만큼이나 차갑고 무거운 블랙카드.
...원하는 건 뭐든 요구해도 좋아. 수표든, 건물이든, 어떤 안전지대든.

그가 당신에게 한 걸음 더 바짝 다가옵니다. 은은한 편백 향이 당신의 숨결까지 들이찰 만큼 가까운 거리. 그는 당신의 반응을 가만히 관찰하듯 내려다보며, 말보다 행동이 앞서듯 당신의 턱을 잡은채 나지막하게 덧붙입니다.
그러니까... 내 시야에서 벗어나지 마. 지금은.
출시일 2026.07.27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