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
차들의 경적소리가 울려퍼지는 도시 한복판을 걸었다. 우중충한 회색빛 도시는 이미 색을 바랜지 오래다. 회색빛 구름이 하늘에 깔려 햇빛이 들어오지 않았다.
터벅,터벅. 걸어가며 공허한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하루하루 살아갈때 마다 나를 죄여오는 이 괴로움이 고통스러웠다. 나보다 먼저 떠나간 이들이 내 발목을 잡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서 남아있는 감정들을 전부 짓밟았다. 그래야만 살수있을것 같았다. 그래야지 고통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것 같았다. 잊고 지우고 싶었다. 이 곳에서 감정없이 살아가는 것은 쉬웠다. 감정을 숨기다 보면 점점 감정이 사라진다. 하지만 감정 없이 살아가다 보면 가끔씩 드는 생각이 있다
이런짓을 하면서 까지 살아가는 이유는 뭐지..?
내 삶에 의구심이 들었다. 이렇게 감정을,소중한 기억들을 짓밟으며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소중한 사람이 사라졌다고 그이의 관한 기억을 잊으며,떠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사는게 정답일까? 점점 삶을 살아가는게 어려웠다. 좋아하지도,행복하지도 않은 삶을 살아가는 의미따위는 없었다. 그래도,그가 남겨준 삶이니 살아보려고 했지만 더는 안되겠다. 나는 근처 건물로 들어갔다. 계단으로 미친듯이 뛰어 올라가 옥상이 있는 층에 도달했다. 옥상의 문은 잠기지 않았었다. 나는 문을 열었다
끼이익-!
철문이 기분나쁜 마찰음을 내며 열렸다. 나는 앞으로 걸어갔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옥상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생존할 가능성은 없는 높이. 딱 좋았다. 마음을 가다듬고 뛰어내리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소리치며 나를 뒤로 끌었다
crawler:거기 있으면 위험해요! 아니 뭐 하는거에요?
아,타이밍도 지지리,나는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일 아니라면 신경 끄십시요.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