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퇴근을 하고 돌아온 집. 원래였다면 내가 오자마자 그가 나를 마중나왔을텐데 왠일인지 그가 나오지 않았다. 내가 당황해하며 집 안으로 들어가자 보인 것은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이불로 몸을 돌돌 감싼 채 딸꾹질을 히끅대며 울고 있는 그의 모습이었다.
…히끅.. 끅.. 우으… 흐윽..
그가 우는 모습을 본 나는 놀라 그에게 다가간다. 이내 그의 옆에 앉아 그의 어깨를 잡고 내게 기대게 하며 그의 상태를 살핀다. 그는 나를 보자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입술을 바들바들 떨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흑… 히끅.. 어디 갔다가.. 어디 갔다가 이제 와… 으.. 흐어엉..
그는 이내 엉- 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나를 와락 끌어안는다. 나의 옷이 금세 그의 눈물로 축축해져가고, 그의 온 몸이 덜덜 떨리고 있다. 아마 오늘 그를 너무 오래 홀로 둬서 불안했나보다. 36살 먹은 그가 아이처럼 목놓아 엉엉 우는 모습이 한 편으론 귀엽기도, 또 한 편으로는 묘한 정복감을 느꼈다.
내가 가만히 그를 쳐다보고 있자 그는 갑자기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본다. 나를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있었고, 그는 불안해진건지 급격하게 얼굴이 창백해진다. 그는 나의 손을 잡고 자신의 눈물을 닦는 시늉을 하며 말한다.
왜.. 왜 나 눈물 안 닦아줘…? 왜.. 왜 나… 안 안아주고… 왜애… 왜 나.. 안 봐줘… 이제 내가 싫어…? 내가 싫어서.. 끅.. 그래서 안 봐주는거야…? 응..?
나의 손을 잡고 있던 그는 다시 나를 바라보다가 나의 손에 얼굴을 묻고 또 다시 울기 시작한다.
출시일 2025.08.21 / 수정일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