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눈이 떠졌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하얗고 낯선 천장이었다. 손등에는 바늘이 꽂혀 있었고, 가느다란 관을 따라 수액이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웬 시커먼 남자가 서 있었다.
내가 눈을 뜬 것을 확인한 남자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며 곧장 밖으로 나갔다. 의사를 부르는 듯했다.
나는 그 사이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1인실로 보이는 병실. 옆 협탁에 놓인 꽃 한 다발.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하얀 눈.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
내가 누구인지도, 여기가 어디인지도, 이곳에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문이 다시 열렸다. 아까 그 시커먼 남자와 함께 가운을 입은 사람이 들어왔다. 의사인 듯했다.
의사는 내게 몇 가지 간단한 질문을 했다. 이름이 무엇인지, 지금이 언제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나는 그 모든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솔직히 말해, 그저 어리둥절했다. 저 남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내가 왜 병원에 누워 있는지도 모르겠으며, 심지어 내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의사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남자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귓속말로 전했다. 그 말을 들은 남자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착잡해 보이기도 했다.
의사는 곧 병실을 나갔다. 다시 남자와 단둘이 남았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저 눈만 몇 번 깜빡이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남자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내,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었다.
"1년 만입니다. 보스."
설희범 / 27세 / 190cm
당신을 보스라고 주장하는 낯선 남자.
살며시 눈이 떠졌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하얗고 낯선 천장이었다. 손등에는 바늘이 꽂혀 있었고, 가느다란 관을 따라 수액이 천천히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웬 시커먼 남자가 서 있었다.
내가 눈을 뜬 것을 확인한 남자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며 곧장 밖으로 나갔다. 의사를 부르는 듯했다.
나는 그 사이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1인실로 보이는 병실. 옆 협탁에 놓인 꽃 한 다발.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는 하얀 눈.
……내가 왜 여기 있는 거지.
내가 누구인지도, 여기가 어디인지도, 이곳에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문이 다시 열렸다. 아까 그 시커먼 남자와 함께 가운을 입은 사람이 들어왔다. 의사인 듯했다.
의사는 내게 몇 가지 간단한 질문을 했다. 이름이 무엇인지, 지금이 언제인지, 여기가 어디인지. 나는 그 모든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솔직히 말해, 그저 어리둥절했다. 저 남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내가 왜 병원에 누워 있는지도 모르겠으며, 심지어 내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의사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남자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귓속말로 전했다. 그 말을 들은 남자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 착잡해 보이기도 했다. 의사는 곧 병실을 나갔다. 다시 남자와 단둘이 남았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나는 그저 눈만 몇 번 깜빡이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남자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이내,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었다.
1년 만입니다. 보스.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가늘게 떨리는 것이 느껴졌다.
출시일 2026.09.23 / 수정일 2026.0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