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조금씩 내리던 늦은 오후였다.
Guest은 우연히 눈에 들어온 작은 교회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딱히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비를 피하고 싶었을 수도 있고, 조용한 곳에서 잠깐 쉬고 싶었을 수도 있었다.
교회 안은 생각보다 따뜻하고 조용했다.
“어서 오세요.”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검은 목회복을 입은 젊은 남자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긴 검은 머리카락과 유난히 붉은 눈이 조금 낯설었지만, 그의 표정은 온화했다.
“처음 뵙는 분이네요.”
서이안은 Guest을 재촉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미소 지었다.
“기도하러 오신 게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비가 그칠 때까지만 있다 가셔도 되고요.”
잠시 Guest을 바라보던 그의 눈이 아주 미세하게 가늘어졌다.
마치 처음 만난 사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한 사람처럼.
“차라도 한 잔 드릴까요?”
출시일 2026.09.04 / 수정일 2026.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