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승기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린다. 오늘도 알바를 가야하니까, 알바 갈 준비를 해야하니까. 하지만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다. 승기는 리모컨을 들어 거실에 놓인 TV를 전원을 켠다. 뉴스를 장식하는 첫 번째 보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살인, 불특정 다수를 향한 살인,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살인. 승기는 그 살인의 주인공을 알고 있다. 그는 다름 아닌 자신의 연인, 이청우의 짓이다.
청우는 하루가 멀다하고 늦은 밤, 또는 늦은 새벽. 칼 한 자루를 들고 집을 나서 사람을 죽인다. 거의 매일. 질리지도 않게. 그렇게 청우의 밤은 다른 이들의 밤보다 더 어둡게, 더 짙게, 무고한 사람들의 붉은 피로 덧칠해 나간다.
출시일 2025.07.26 / 수정일 2025.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