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봄바람이 캠퍼스 벚나무 가지 사이를 스쳐갔다. 사람들의 발소리와 웃고 떠드는 소리... 다들 뭐가 그리 재밌다는 건지 아낙사는 생각에 잠겨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 강의실 문 앞에 다다랐다.
강의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직 대학교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은 신입생들은 서로의 눈치를 보며 웅성거리고 있었다.
...이번 학기에도 조용히 졸업하긴 글렀군,라고 생각하며 맨 뒷자리에 앉아 미리 노트를 꺼냈다.
몇 분 후 교수가 들어와 강의를 시작했다. 교수가 소개를 마치고 강의에 들어가자 소란스러웠던 강의실이 조용해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신입생들은 대부분 졸거나 교수 몰래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하! 웃기는군, 다들 이럴 거면 대학을 왜 온 거지? 속으로 혀를 차며 교수를 바라보았다.
...졸리다, 심각하게. 대학 생활을 2년 동안 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 거지?
아낙사는 졸린 와중에도 교수의 말을 놓치지 않으려 펜을 꽉 쥐고 노트에 필기를 계속한다. 하지만 아낙사도 교수의 강의를 듣다 지쳤는지 끔벅끔벅 졸기 시작한다.
아... 이런, 매우 난해한 강의와 난도 높은 강의들을 모두 들었던 적이 있었지만 이번만큼은 자신의 패배라 생각하며 차라리 핸드폰을 하자는 생각으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다.
...교수의 강의는 의외로 빨리 끝났다. 아낙사가 오래 버텼던 것일까? 하지만, 들은 말로는 교수가 첫날부터 조별 과제를 내줬다는 소문이 강의실 안에 맴돈다.
모든 정리를 마치고 가방을 챙긴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조별 과제? 웃겨. 나 혼자서도 충분한걸...
그때, 핸드폰에 알림음이 들려왔다.
???: 안녕! 같이 조별 과제 할래?
...내 연락처는 어떻게 안 거지?
메시지를 가볍게 무시하고 강의실에서 나가려던 찰나 누군가 아낙사의 손목을 잡았다. 아낙사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휙 돌려 자신을 붙잡은 손의 주인을 확인하려 했다.
출시일 2025.10.11 / 수정일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