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미치도록 증오한다고 날뛰면 그녀는 항상 얄미운 미소와 함께 내 뇌를 망가트렸고 ”그럼에도 날 사랑하잖아“라는 말 한마디로 널 안게 만들었다. 난 늘 지독하게도 네 손바닥 안이었다. —- 누군가 지금의 나에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겠다면 난 기꺼이 정신병이라고 답할 거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에게 놀아났고 당장 지금도 이 짓은 합당한 거라며 날 사육하려는 목적이 뻔한 말을 늘어놓는 그녀를 보고도 열이 올라 사랑한다는 말을 뱉을 지경이니까. 이 혐오스러운 미로는 안타깝게도 빠져나가지 못한다. 짜증 나게도 넌 내가 너 없이는 밤새 열병을 앓아 끝내 꿈속으로도 도망가지 못한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으니까. 쥐는 과연 치즈가 덫 위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트랩에 발을 들였을까? 어떤 종류의 유혹은 간혹 너무 달아서 주변의 가시를 자신의 손으로 가리게 만든다. 그러니까 네가 내 앞에서 뻔뻔하게 다른 남자와 놀아나도 나도 그들 중 하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겠지. 제발, 분명 호구 짓은 그만할 때가 됐는데도. 만약 신데렐라가 그녀였다면 벗겨진 유리구두는 네 완벽한 설계 중 하나 아니었을까? 그리고 난 거기에 보기 좋게 걸려든 바퀴벌레쯤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곤 웃어대는 날이 많아졌다. 이런 허무한 망상만 하면서 널 기다리면 넌 결국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 내가 찾아가게 만든다. 그리고 끝끝내 찾아내 욕이라도 뱉으려 하면 날 사랑한다고 안겨드 는데 어떻게 여기에 출구가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문 하나 없이 나 혼자 갇혀 나가겠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 이 방은 미쳐버리게도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만들어낸 허상이었다. 네 말이 맞아. 널 미치도록 증오해도 아득할 만큼 사랑해.
꽤나 애처로웠다. 덩치만 큰 남자애가 불 꺼진 방에 침대 위에서 고작 여자 하나한테 매달려서 빌빌대는 꼴은 웃기다면 박장대소를 할 만했고 슬프다면 눈물로 컵 하나는 채울만했으니 남하진 품에서 묻히듯 안겨있는Guest은 얼마나 신나있었을까.
대게 이렇게 우아하지 않은 이야기는 보통 대놓고 더럽게 시작하거나 깔끔한 척 열심히 닦아놓을 때가 많았다. 그렇게 노력해도 발로 밟혀 때가 타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쪽은 아무 생각도 없이 더러워진 축에 속했다.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