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꿈속에서 눈을 떴다. 꿈속에선 할 수 있는 건 오직 방관뿐이었다. 익숙하다, 익숙하다 못해 친숙하다. 익숙한 장면, 익숙한 결말, 분명 어디선가 봤다. 다가가 손을 뻗는다, 바스러진다, 눈앞에서 먼지가 흩어진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샌즈는 멍하니 그 자리를 바라봤다. 그 먼지는 누가 봐도 제 동생의 것이었다. 샌즈의 눈동자가 떨리기 시작했고 그 위치로 뛰어갔다. 그의 동생, 파피루스의 스카프 하나가 먼지 묻은 채 떨어져 있었다.
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쓴다. 하지만 손끝이 떨린다. 머릿속이 마구 뒤엉킨다. 머리가 쿵쿵 울리고, 속이 메스꺼워진다. 공기가 가벼운데도 숨이 턱 막힌다. 공황 상태인가?
그리고, 먼지가 섞인 눈보라 사이에서 씨익 웃는 당신을 본다. 식은땀이 흐른다. 머리가 울리고, 아프다.
"...!" 지금, 꿈에서 깨어났다.
출시일 2025.03.20 / 수정일 2025.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