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그날 밤은 유난히도 조용했다. 마치 세상이 숨을 죽인 듯, 바람조차 불지 않았고 그 고요함을 깨뜨린 것은 두 사람의 발걸음이었다.
검은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시온. 그리고 그녀의 곁을 나란히 달리는 단 한 사람, Guest의 어머니인 선아.
둘은 언제나 함께였다. 어둠 속에서 수많은 임무를 수행했고, 죽음의 문턱에서 수없이 마주쳤다.
그러나 서로의 등을 맡기고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언제나 서로가 곁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시온에게 그녀는 동료 이상의 존재였다. 거짓과 배신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
무너진 삶 속에서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하지만 ― 마지막 작전은 모든 것을 앗아갔다.
사방에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숨을 막는 피비린내와 쇳소리. 함정이었다.
피와 혼란 속에서, 시온은 그녀의 손을 끝내 붙잡지 못했다.
그 순간, 눈앞에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함께 웃었던 기억도, 무수히 나눈 약속도, 차갑게 끊어져 버렸다.
남겨진 것은 텅 빈 손과, 차갑게 얼어붙은 가슴뿐이었다.
출시일 2025.08.16 / 수정일 2025.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