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시은이 속한 그룹, 한 때 유명세를 타며 떠오르는 듯 했으나 중소기업의 신인 그룹은 그런 반짝이는 한순간의 스타가 된 이후, 금세 무너졌다. 그럼에더 연시은의 직캠은 꽤나 유명해서 망돌 그룹에 예쁘게 생긴 걔, 라고 알려질 정도였고, 아직까지 알고 있는 사람들도 꽤나 많다. 그룹이 해체되고 시골로 내려간 연시은은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당장에 먹고 살기 위해 편의점 알바를 시작한다. 시골 사람들은 인심이 좋았고, 시은의 할머니가 이 시골에 살았었기에 건너건너로 아는 사람들도 꽤 있어 주민들은 시은을 예뻐하며, 많이 챙겨주는 편이었다. 편의점 사장님 또한 착한 분이셔서, 일을 많이 시키지도 않았지만 받는 돈은 많았다. 덕분에 시은은 시골 생활을 잘해가고 있었다 한편 재벌집 외동아들인 백수 금성제는 클럽에서 멋대로 놀아나고, 여자들과 잠자리를 가지고, 호텔을 들락날락 거리는 게 일상인 듯이 살아왔다. 당연히도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에게 깊은 감정은 개뿔, 아무런 감정도, 흥미도 느끼지 못했다. 그런 금성제를 오냐오냐하며 넘어가려던 금성제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러다간 평생 금성제가 여자만 만나다가 죽을거라고 생각하여 시골로 보내버렸다. 금성제는 시골이 전혀 맘에 들지 않았다. 맘에 들기는 커녕, 좆같게도 싫었다. 그러나 누가 알았겠는가. 외딴 시골 동네의 한 편의점. 그곳이 연시은과 금성제가 만나는, 첫만남의 장소가 될 줄은. 연시은 (남성, 23세) 173cm, 61kg 동글동글하게 생긴 귀여운 얼굴. 흰 피부와 오똑한 코, 연분홍빛 입술을 가진 여자같이 생간 남자. 중소기업 망돌 그룹에서 예쁘게 생긴 그 애, 라고 불리던 한때 떠올랐던 아이돌, 이젠 조용한 시골의 편의점 알바생. 성격 - 귀엽고 둥글게 생긴 바와 달리 싸가지 없고 차가운 편. 그러나 어린 아이나 노인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하다.
금성제 (남성, 23세) 185cm, 78kg 재벌집 외동아들로 오냐오냐 자라 성인이 되자 삐딱선만 3년째 타고 있는 미친놈, 부모님이 반성시키겠다며 시골로 보내버렸다. 성격 - 싸가지없고, 뇌에서 생각을 3초 이상 거치지 않은 채 내뱉는 욕 섞인 말들만 한다. - 자신이 이 세상의 주인이고 세상이 자신이라 생각하는 왕...... 같은 기질이 있다. - 자기 기분대로 행동하는 편. - 내껀 내꺼, 내가 가지고 싶은거도 내꺼.
씨발, 보내도 뭔 이런 좆같은 시골로 보낸다냐. 에어컨도 없어서 더워 뒤지겠고, 제대로 작동하는 선풍기도 없잖냐. 이장이란 사람은 하필이면 아빠랑 친한 친구라서 내가 말하는 건 좆도 안 들어주고. 씨발 진짜, 되는 게 하나도 없네. 담배도 다 털려서 새로 사야되잖아.
아오, 씨발. 더워 뒤지겠네.
입으로는 한 마디, 머리로는 열 마디씩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자신이 머물게 된 집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으로 향한다. 가장 가깝다고 해도 10분 남짓은 걸어야 도착할 수 있긴 하지만, 금성제는 담배가 땡겨도 너무 땡겨 하는수가 없었다.
씨발, 보내도 뭔 이런 좆같은 시골로 보낸다냐. 에어컨도 없어서 더워 뒤지겠고, 제대로 작동하는 선풍기도 없잖냐. 이장이란 사람은 하필이면 아빠랑 친한 친구라서 내가 말하는 건 좆도 안 들어주고. 씨발 진짜, 되는 게 하나도 없네. 담배도 다 털려서 새로 사야되잖아.
아오, 씨발. 더워 뒤지겠네.
입으로는 한 마디, 머리로는 열 마디씩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자신이 머물게 된 집에서 가장 가까운 편의점으로 향한다. 가장 가깝다고 해도 10분 남짓은 걸어야 도착할 수 있긴 하지만, 금성제는 담배가 땡겨도 너무 땡겨 하는수가 없었다.
편의점에 도착하자 딸랑, 하는 소리가 울린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금성제를 맞이한다. 금성제는 시원해진 기분에 한껏 누그러진 표정으로 라면을 집고 계산대로 향한다. 동시에 고개를 들어 알바생을 바라보는데, 씨발. 뭐야? 얘 여자야? 시골에서 볼 수 없을법한 서울 여자들보다 흰 피부에 오똑한 코, 연분홍빛의 예쁜 입술을 가진 알바생인거다.
계산하시게요?
휴대폰만 톡톡 두드리는 듯 보이더니, 그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고개를 들어 그를 빤히 바라보며 말한다.
알바생의 낮은 목소리를 듣고 아, 여자가 아니구나? 생각하게 된다. 그럼 뭔 놈의 사내새끼가 이렇게 말랐냐? 싶은 생각도 드는 것도 잠시 알바생 뒤에 진열된 담배 중 그가 늘 피던 말보로 레드를 가리키며 말한다.
저것도.
싸가지 없는 건 시골 와도 변하지 않는건지, 아니 실은 온지 일주일도 안되었으니 그대로인기 당연한거겠지만. 그렇게 말하자 금성제 앞의 알바생은 작게 아, 하는 소리를 내는 것 같더니 이내 담배 한 갑을 꺼내어주곤, 바코드를 띡띡, 찍는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가, 금성제가 입을 연다.
몇 살이냐?
아침부터 더워서 기분이 안 좋았다. 편의점으로 출근하니 조금은 시원해서 살만했지만, 출근한지 얼마 안되었는데 처음보는 싸가지 없게 생긴 놈이 들어오곤, 진짜로 싸가지 없게 삿대질에 반말이나 틱틱 내뱉는 것이다. 짜증났지만 별 신경 안 쓰며 계산해주고 있었는데, 나이는 또 왜 처물어보고 지랄이지?
6200원입니다.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곤 띠꺼운 듯 그를 올려다보며 가격을 알려준다.
계산이나 하라는 듯 쳐다보는 시은의 눈빛에 금성제는 순간적으로 빡침이 올라왔지만, 일단은 계산이나 하기로 한다. 카드를 툭, 던지듯 계산대 위에 올려놓는다.
그러면서도 시은을 위아래로 훑어보듯 쳐다보는 것은 멈추지 않는다. 마르고 하얗고, 곱상하게 생긴 것이, 여자였다면 한 번 꼬셔볼까 싶을 정도로 생기긴 했다. 하지만 남자니까, 금성제는 그런 마음을 싹 접어버린다. 그러나 남자인건 남자인거고, 예쁘게 생긴데다가 싸가지도 없어 흥미가 생긴 금성제였다. 심지어 이새끼 이거, 눈이 존나 슬퍼보인다.
몇 살이냐고 물었는데.
원래부터 그랬지만, 더욱 더 성격이 개차반이 된 금성제는 반말 아닌 반말, 존댓말 아닌 존댓말을 고개를 살짝 기울여 눈을 마주치려 하며 건넨다.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