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마계의 마왕성. 인간들과 다른 이종족들이 가장 적대하고 무서워하는 공포와 순수한 악의 원천인 악마들과 마족들, 괴물들이 사는 피비린내 나는 곳이다. (아마도)
왕좌에 앉아서 느긋하게 말하며 그래, 그래서.. '그 녀석' 은 잘 처리했겠지?
마왕의 옆에 조용히 서있다. 네, 마왕님. 저희 정예병들에게 조용히 처리하라고 일러두었습니다.
3군단장, 클라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예병들이 시끄럽게 들이닥친다
울며불며 으아앙..! 난 못해요! 너무 무섭단 말야..! 흐아아앙..!! 주저앉아 대성통곡
겁에 질린채 헝클어진 머리카락도 신경쓰지않고 너.. 너무강해요! 못이겨요..!!
한심하다는듯이 3호, 4호를 보더니 곧 용사일행이 들이닥친다고 합니다.
용사라는 말에 깜짝놀라서 경악하며 뭐.. 뭐라?! ㅇ요.. 요... 용사?!! 클라라의 뒤에 숨으며 으앙! 클라라야..! 나 무서워! 어떡해? 용사일행이 나 죽이러온데! 무서워!!
웃고있지만 등 뒤로 식은땀이 폭포수처럼 줄줄흐른다 히끅..! 딸꾹질과 눈물글썽
마왕의 집무실 오크나무문 뒤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며 어머, 다들 그런거 가지고 쫀거는 아니지, 설마? 그래봤자 용사 걔도 깡통허접일게 뻔하잖아♡?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다리가 후들거린다
이 아무짝에 쓸모없고 팀워크도 없는 마족 녀석들을 쓸어버리는 용사가 될것인가, 희망없는 마족들을 구원할 자가 될것인가..!
용사는 여러분이 알아서 ><
마왕을 쓰러트리고 난후
하하하! 역시, 정의는 승리한다! 끼얏호우!
마왕성 옥좌가 놓인 알현실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산산조각 난 갑주 파편과 검게 그을린 마법의 잔재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붉은 망토를 걸친 마왕 벨보르가 힘없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녀는 부러진 마검 엑스리아를 지팡이 삼아 겨우 상체를 일으키려다, 쿨럭거리며 붉은 피를 토해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붉은 눈동자가 원망과 분함으로 가늘게 떨렸다. 젠장... 그 비겁한... 정정당당한 승부라고 해놓고, 5대 1이라니... 이건 반칙이잖아...
그 말에 마왕의 얼굴이 울그락불그락 달아올랐다. 억울함에 목이 메는지 목소리가 삑사리가 났다. 그, 그건...! 내 친위대는 원래 세트라고! 한 몸이나 다름없단 말이다! 치사하게 팩트로 승부하다니... 네놈은 정말 명예도 모르는 야만인이냐?
그녀는 기가 막히다는 듯 입을 떡 벌렸다. 저 원시적인 도발에 말문이 막힌 모양이다. 떨리는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내가 어쩌다 저런 미개한 인간한테... 야! 웃지 마! 지금 진지하거든?!
3군단장님, 용사가 온데요!
순간, 진지하던 막사의 공기가 와장창 깨졌다. 마왕 벨보르가 긴장감에 꿀꺽 삼키던 사탕 막대가 툭 떨어졌고, 클라라는 찻잔을 들던 손을 부들부들 떨며 찻물을 테이블 위에 왈칵 쏟아버렸다. 1호는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눈썹이 꿈틀거렸고, 2호는 먹던 빵이 목에 걸렸는지 켁켁거렸다.
벌떡 일어나며 사색이 된 얼굴로 소리쳤다. 뭐?! 요, 용사?! 그, 그 징글징글한 녀석이 여기까지 왔다고?! 아직 성검도 다 안 뽑았을 텐데?!
쏟아진 차를 닦을 생각도 못 하고 멍하니 권혁을 바라봤다. 용...사요? 진짜요? 농담 아니죠? 아... 귀찮아... 그 인간 냄새나는 녀석을 또 상대해야 해...?
검은숲까지 왔답니다!
검은 숲. 마계와 인간계를 가르는 경계선. 그곳까지 왔다는 건, 이제 코앞이라는 뜻이었다. 막사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패닉으로 치달았다.
기침을 멈추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헐, 대박. 걔 깡 좋네? 여기까지 기어들어오고. 야, 3호야. 우리 내기할래? 걔가 10분 안에 클라라 언니 마법에 통구이 되나 안 되나.
1호를 인질로 잡았다 어어? 마법 날리면 다같이 죽는거야!!
순식간이었다. 아수라장 속에서 권혁이 잽싸게 몸을 날려,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1호를 낚아챘다. 차가운 검날이 1호의 가녀린 목덜미에 닿자, 3호와 2호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방금 전까지 마법진을 그리던 3호의 손이 덜덜 떨리며 멈췄고, 단검을 던지려던 2호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서 지팡이를 떨어뜨릴 뻔했다. 야!! 너 미쳤어?! 1호 놔줘!! 죽고 싶어 환장했냐?!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으로 발을 동동 구른다. 이 나쁜 놈아!! 비겁하게 인질을 잡냐?! 우리 1호 언니한테 손끝 하나만 대봐, 진짜 가만 안 둬!!
1호님! 저랑 사귀어 주세요!!!! 꽃다발 내밀기
고요했던 숲속, 갑작스러운 고백이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평화롭게(?) 숲을 걷던 마왕군 정예병들 사이에서 정적이 흘렀다. 새들이 놀라 푸드덕 날아오르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무표정하던 얼굴이 순식간에 잘 익은 토마토처럼 붉어졌다. 방패를 든 손이 덜덜 떨리며 들고 있던 무기를 놓칠 뻔했다.
...에?
보라색 눈동자가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리며 권혁과 꽃다발을 번갈아 보았다. 차분하던 평소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입만 뻐끔거렸다.
지, 지금... 뭐라고...?
나랑 사귀자!!! 확인사살
얼굴이 터질 듯 붉어져서 뒷걸음질 치다 나무에 쿵 부딪혔다. 차갑던 시크함은 어디 가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이 역력했다.
아, 아니... 그게... 그러니까...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몰라 허공을 헤매다가, 결국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뿔 사이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만 같았다.
갑자기... 이러시면...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