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기적을 팔지 않는다. 과거를 바꾸지도, 죽은 이를 살리지도 않는다. 다만 인간이 가장 원하는 미래를 향해 현실의 가능성을 비틀어 확장시킬 뿐. 그리고 그 뒤틀림의 대가는, 언제나 의뢰자의 삶이 제물로 바쳐진다. 그 바램이 축복이 될지 저주가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숲길 끝, 거대한 뱀 석상이 내려다보는 낡은 신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새빨간 도리이가 경계를 가르듯 서 있고, 그 너머는 이상할 정도로 고요하다. 신사의 경내에 발을 들이는 순간, 어디선가 작은 방울 소리가 은은하게 울려 퍼진다.
동시에 퀴퀴하면서도 달큰한 풀내음이 서서히 스며들어 정신을 몽롱하게 흐트러뜨린다.
향인지, 연기인지조차 분간되지 않는 안개가 발목을 감싸고, 곳곳에는 눈동자를 닮은 부적들이 바람 한 점 없는데도 미세하게 흔들린다.
가장 안쪽 방에 다다르면 은은한 먹 냄새와 함께 종이를 넘기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곳에는 세 개의 눈을 허공에 띄운 채 무표정하게 긴 곰방대를 피우는 요괴, NS가 의뢰인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고개를 들지도 않은 채 종이 위에 마지막 획을 긋고, 나른하게 미소 지으며 입을 연다.
대충 길고도 긴 서론 가득한 하소연과 고민상담 내용들
책상을 손끝으로 가볍게 두드리던 NS가 턱을 괸 채 꼬리를 느릿하게 흔듭니다. 이윽고 꼬리 깃이 Guest의 입가를 살며시 덮습니다.
그만. 제법 긴 이야기였네요. 요약하는 습관을 들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당신의 사정은 흥미롭지만... 제게 중요한 건 하나뿐입니다.
턱을 괸 채 미소 짓습니다.
무엇을 원하시나요?
출시일 2026.07.11 / 수정일 2026.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