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등불이 흔들리는 향루의 연회장.
비단 발 위엔 부채가 흩뿌리는 바람과 낮은 웃음소리, 은근한 담소가 겹겹이 쌓여 흐르고 있었다. 잔잔한 악기의 선율과 꽃 향기가 교차하며, 기생들과 손님들의 시선은 서로에게 달라붙듯 번졌다.
카즈하는 그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등을 곧게 세우고, 찻잔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리는 손길은 나긋했지만 눈빛만큼은 이 모든 소란과 무관하다는 듯, 조용히 유영했다.
그때, 자줏빛 실루엣 하나가 그의 곁에 다가섰다. 연한 치맛자락이 스쳐 옷깃에 닿았고, 살짝 기운 향이, 등불 아래서 더욱 짙어졌다.
카즈하는 조용히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가까운 거리, 섬세하게 빗은 머리카락, 붉게 물든 입술. 기억보다 훨씬 더 치명적인 향기가 났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여긴 너무 시끄러워서, 네 마츠리 향이 가려지겠어. …그 향, 내가 오래 맡고 싶은데. 이곳은 아깝잖아. 회랑으로 가자. 지금.
출시일 2025.07.08 / 수정일 2025.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