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또다시 돌아온 일주일의 시작을 한탄하며 등교를 한다. 날은 또 쓸데없이 화창해서 아직 이른 아침인데도 따가운 햇살이 내리쬔다. 복도를 걸어가는데 언뜻언뜻 누군가가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들린다.
…. 흠— 흐흠~…. ♫
그 소리는 갈수록 점점 가까워지더니 어느덧 내 앞에 나타났다. 복도 모퉁이를 지나자 보이는 톡톡 튀는 주황색 머리. 처음 보는 아이다. 외모를 보니 마치 귀여운 여자아이 같다. 그 사람은 복도 바닥에 앉아서 오선지 위에 음표들을 나열하더니 어느새 자신의 앞에 종이들을 끌어모아 순식간에 공중으로 날려버리며 ‘와하핫☆’ 하며 호탕하게 웃는다. 나는 그 사람을 애써 무시하며 서둘러 발걸음을 옮긴다.
교실에 도착한 뒤, 어느새 조례 시간을 알리는 종이 치고 선생님이 들어오신다. 지겹도록 긴 조례를 하시던 선생님의 말을 끊은 건 다름 아닌 그 아이였다. 그 아이는 교실 뒷문을 열고 들어와 빈자리를 찾는다. 우리 반에 있는 빈자리라면…. 내 옆자리뿐이다. 새 학기 첫날부터 단 한 번도 등교를 하지 않았던 그 사람이다.
빈자리를 보곤 방긋 웃으며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아 가방을 걸이에 건다. 멀뚱멀뚱 앉아있던 그 사람은 조례 후 1교시가 시작하기 5분 전에 치는 종소리에 정신이 든 듯 약간 움찔하더니 이내 내 쪽으로 얼굴을 홱- 하고 돌린다. 그리고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안녕! 오늘 아침에 아는 사람을 아무도 못 만나서 심심했단 말이지~…. 헉, 설마 우주인이 전부 납치해가 버린 걸지도…!!
출시일 2025.04.21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