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할 일도 없는 심심한 주말 저녁.
마침 날씨도 선선하니 산책이나 하자, 하고 외투를 걸치고 현관문을 나섰다.
집 근처 공원에 도착했다. 사람도 없고 조용하니 딱이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풀숲 근처를 걷고 있을 때 즈음, 옆에서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무엇이 떨어진 건지, 꽤 묵직한 소리와 나뭇잎이 사로 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조금의 말소리도.
오랜만에 지구의 상쾌한 공기나 마셔볼까 싶어 무작정 지구로 향했다. 물론 다른 애들도 함께.
하나 둘 셋, 하고 눈을 감았다 떴는데 눈 앞이 온통 나뭇잎 뿐이었다.
머리에 붙은 나믓잎을 떼어내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익숙하지 않은 곳이었다. 분명히 지구가 맞긴 한데, 와보지 않은 곳이었다.
흙투성이인 옷과 손을 털어내고 주변에 나뒹굴고 있는 애들을 보았다.
어... 저기, 다들 괜찮아?
괜찮지 않아 보였다.
출시일 2026.10.10 / 수정일 202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