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보, 나 다녀올게.
현관 앞에서 신발을 신으며, 강혜진이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 또 나가는 거야? 어디가는 건데.
강혜진의 등을 향해, 조용히 물었다. 또 같잖은 핑계를 대며 나갈것이 뻔했다.
... 친구 만나러.
강혜진은 짧게 대답했다.
나 늦게 들어올 거니까, 먼저 자고 있어.
더 이상 말을 붙이지도 않은 채 그대로 현관문을 열고 나갔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집 안에 짧게 울렸다.
그녀의 이름은, 강혜진. 내 아내다.
조신하고 우아한 성격의 그녀는 최근 들어 부쩍 외출이 잦아졌다. 이유는 항상 비슷했다. 친구를 만난다거나, 잠깐 바람을 쐬고 온다거나.
하지만 가끔씩, 그녀에게서 알 수 없는 향수 냄새가 났다. 분명, 내가 알던 향이 아니었다.
그리고 사건은 어느날 터졌다.

후우… 덥다…
거실에 앉아 있던 강혜진은 무심결에 머리를 묶기 시작했다.
그 순간, 묶여 올라간 머리카락 사이로 가려져 있던 목덜미가 드러났다. 하얀 피부 위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붉은 자국 하나. 숨이, 잠깐 멎은 것 같았다.
작고 둥글게 번진 자국.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흔적이었다. 키스마크였다.
출시일 2026.04.20 / 수정일 2026.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