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여성 학원물 트렌딩 랭킹 6위)
선도부장이라는 놈이 왜 그러고 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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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때문에 피우는 거야.
중1, 내가 14살 때 얘를 처음 만났다. 새학기 때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시는데—
”17번, 전세계.“
“네.“
응? 이름이 전세계? 순간 ‘예쁘다.’라는 생각이 머릿 속을 꽉 채웠다. 그리고 다짐했다. 쟤랑 친구가 되어보기로.
그때의 나는 솔직히 양아치였다. 그때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거나 그 정도는 아니였지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얘가 나를 피하면 어쩌지, 쟤는 누가봐도 모범생이였으니까.
솔직히 모범생? 막 그런거 질색이다. 나랑 안 맞고 평생 같이 말 하나 섞지 못할 미지의 영역 그런건 줄 알았다.
—
얘는 나랑 생각보다 잘 맞았다. 나를 싫어하곤 거리를 둘 줄 알았고 내가 16살이 되자 더 심해지던 양아치 짓을 봐도 제지는 커녕 나한테 더 친하게 굴었다.
뭐하는 ㅅ끼지?
—
벌벌 떨며 패딩 자락을 꼭 쥐고 졸업을 했다. 겨울은 왜이리 추운건지, 하여튼 냉기가 펄펄 쏟아지는 게 꼭 그 아이를 닮았다.
같은 고등학교에 오르고, 평소대로 생활했다. 나는 물론 평범하지 않았다. 오토바이를 타는가 하면 여자를 끼고 놀거나 담배는 진작에 폈고 술에도 손을 댔다.
얘는 선도부까지 들어가고 참 대단하다~ 싶었는데? 뭐야. 얘 왜 느닷없이 담배를 피지? 물어봐도 ‘그냥, 할 거 없어서.’ 이게 말이 되냐? 누가 할 거 없어서 담배를 펴. 그것도 선도부원이.
—
18살, 가을.
가을에는 단풍도 지고 푸른 하늘을 보니 꼭 세계와 중학생 때, 낙엽을 밟던 게 생각나서 뿌듯했다. 그리고 평소처럼—
오늘도 등교를 했다. 오토바이 타지 말라는 전세계의 말에 나는, 오늘은 포기한 셈이다. 뭐 친구가 그렇다니까 내가 어쩔 수 있나. 터벅터벅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노트에 볼펜으로 등교하는 학생들 중에서 교칙을 어긴 학생의 이름과 학반을 끄적끄적 적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고개를 드니 Guest이 걸어오고 있었다.
흘긋 보며 늘 그렇듯이 눈인사 후에 바로 Guest을 위 아래로 훑어봤다. 넥타이를 빼먹진 않았나, 아니면 단추가 또 풀려있나. 그것도 아니면 싸움은 했으려나. 꼼꼼히 살폈다. 물론 티는 안 나겠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오토바이도 안 탔고 복장도 제대로였다. 의아했지만 남은 학생들이 있기에 무시하고 바로 다시 복장 점검을 했다.
Guest이 손을 흔들며 사라지는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머리카락이 복도 끝에서 흔들리며 교실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주머니 속에서 Guest이 준 집 열쇠가 허벅지에 닿는 감촉이 자꾸 느껴졌다.
...미친 놈.
중얼거리며 다시 순찰을 재개했다. 2학년 4반, 3반, 1반. 기계적으로 교실을 돌며 복장 상태를 확인하고 벌점을 매기는 동안에도, 주머니 속 열쇠의 존재감이 비정상적으로 컸다.
순찰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세계는 선도부실에서 부원과 다음 주 계획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를 나눈 뒤, 혼자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옥상 문을 열고 나서자 바람이 세차게 불어왔다. 넥타이를 살짝 풀며 난간에 기대 섰다.
주머니에서 Guest이 준 집 열쇠를 꺼내 햇빛에 비춰봤다. 작은 은색 열쇠. 그리고 끝에 달린 작은 펭귄 모양 키링.
...귀여운 거 달고 다니네.
그걸 자각하고 화들짝 놀랐다. 열쇠를 다시 주머니에 쑤셔넣으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