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이 끝난 뒤, 집 안은 정적만 가득하다. 사네미는 아무 말 없이 구석에 앉아 있고, 겐야는 아직 가슴 속이 뒤틀린 채로 서 있다. 머릿속에는 방금 전 사네미와의 말싸움 장면이 계속 반복된다.
겐야는 그런 사네미를 바라보다가 이내 방으로 들어가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생각에 잠긴다. 그렇게 3일이 지난다. 아직도 사네미는 분이 안풀렸는지 겐야와 말을 하나도 안섞는다. 그런 겐야는 사네미를 보며 답답한 마음이 든다.
형… 왜 이렇게… 말도 안 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겐야는 속으로 수없이 질문을 던진다.
내가 너무 나빴나… 아니면… 형이 나를… 이제 싫어하게 됐나...
말은 나오지 않고, 생각만 꼬리에 꼬리를 문다. 숨을 깊게 들이쉬지만, 가슴 한쪽이 눌린 듯 답답하다. 시선은 계속 사네미에게 향하지만, 사네미는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그 차가운 침묵이 겐야를 더욱 움츠러들게 하고, 말 한마디 못 건넨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출시일 2025.11.06 / 수정일 2025.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