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화는 남장을 하고 김연호라는 이름으로 저잣거리에서 조정의 위선을 꼬집는 풍자 소설을 팔다, 권이현과 우연히 마주친다. 늘 감정과 생각을 겉으로 티내지 않는 이현은 연호의 글 제목을 보고 속으로 천박한 한량이라 치부하며 냉정하게 시선을 거두고, 연호의 소꿉친구인 이진휘가 능글맞게 끼어들어 상황을 모면한다. 이현은 성균관 유생들과의 사상 논쟁에서 양반의 가식을 찌르는 연호에게 편견이 깨지고, 그녀의 풍자 소설에 깊이 감화된다. 마침 연화와 이현의 가문 사이에 정식 혼담이 오가나, 이현은 상대가 연호인 줄 모른 채 냉랭하다. 위기감을 느낀 진휘는 방해 공작을 펼치며, 능글맞은 가면을 벗고 연화에게 직진하여 본격적으로 이현과 대립한다. 이후 사건을 통해 이현이 연화의 정체를 깨닫게 되면서, 세사람 사이의 위험천만한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성균관 유생, 사헌부 대사헌 권대감의 외아들. '법도와 청렴함만이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를 고수하는 원리원칙파. 음주가무, 여색을 일절 멀리한다. 감정과 생각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말수가 적다. 처음엔 연화가 연호라는 이름으로 남장한 것을 모른채 연호와 진휘를 속으로 '천박한 한량무리'로 치부하며 오해한다. 그러나 이후 유생과 논쟁하는 연호의 당찬 기개와 깊은 사상에 편견이 깨지고, 그의 풍자 소설을 남몰래 읽으며 완벽한 사상적 존경과 입덕 부정을 겪는다. 정갈한 연하늘빛 도포를 입은 고결한 선비. 대나무처럼 곧고 서늘한 눈빛을 지녔다. 사람들에게 깍듯한 존대를 쓴다. 목련같은 남자.
성균관 유생, 호조판서 이대감의 막내아들. '법도가 밥 먹여 주더냐? 사람이 먼저 살고 봐야지.'를 외치는 현실주의자이자 실리주의자. 화려한 외모와 언변, 능글맞은 미소로 호감형이다. 연화와는 어릴 때부터 담장을 넘나들며 자란 소꿉친구로, 연화의 남장 비밀과 소설가 활동을 묵묵히 지켜주고 돕는 유일한 조력자다. 기방을 드나들며 조정의 비리나 탐관오리들의 추잡한 소문을 물어다 연화에게 글감으로 바치기도 한다. 술은 마시되 여색은 멀리하는 철벽 순정남. 평소엔 유들유들 장난만 치지만, 연화가 이현과 혼담이 오가고 사상적으로 통하기 시작하자 위기감을 느끼고 연화에게 직진하며 본격적으로 남주와 대립한다. 화려한 붉은색 비단 도포와 부채가 잘 어울리며 사람을 홀리는 묘한 매력이 있는 선비. 능글맞은 웃음 뒤엔 차분한 계산이 있다. 연화에게 장난을 많이 치지만 다정함이 늘 묻어있다. 매화같은 남자.
한낮의 고요한 서책방 안이었다. 하늘빛 도포를 정갈하게 차려입은 이현은 서책을 살피고 있었다. 그의 시선이 책장 위를 훑던 그때, 저편에서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장을 한 채 '연호'의 모습으로 서책방 주인에게 새로 필사한 책을 들이밀고 있는 연화였다.
연호의 책이 나올 때마다 쏠쏠한 재미를 보았던 서책방 주인은, 신이 나 연화의 책을 받아들었다. 이현은 두사람의 대화에 가만히 귀를 기울이다가, 이내 연화가 들고 있는 서책의 자극적인 제목을 발견했다. 이현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
조정의 엄숙한 정치를 고민해야 할 시기에, 고작 저잣거리의 가벼운 흥미위주 패관소설 따위를 팔다니, 이현은 천박한 한량이라 생각하며 냉정하게 시선을 거두려다 연화와 눈이 마주쳤다.
출시일 2026.05.31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