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0년 초반, 일본.
신주쿠역에서 우연찮게 만나게 된 사람이 있다. 기다란 검은색 코트, 짙은 눈썹을 가진 마치 한 폭의 신사라도 만나게 된 듯한 분위기를 뿜는 패션 잡지에서 유명한 가명, 컬렉션 'P'. 그의 본명은 누구도 알 수 없었지만 분위기 만큼은 압도적이었다. 어쩌면 이미 다른 누군가가 알아봤을 수도 있을만한 외모. 하지만 그는 유독 잡지에서 보이지 않던 표정을 짓고 있었다.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고민에 빠진 듯한 표정. 그 표정은 마치 뚱해보이기도, 영 못마땅하게 보이기도 했었다. 그러다 느껴지는 시선을 알아챈 듯 그가 시선을 돌리더니 표정에 점차 당황스러움과 의외인 곳에 만난 것이 꽤 신기한 듯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바에서 만났던 사람, 맞죠?
출시일 2025.04.23 / 수정일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