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름없는 지하철. 평소와 다름없는 인파.
――분명 그럴 터인데, 오늘은 왠지 거리가 가깝다.
흔들리는 바람에 손이 맞닿거나, 모르는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기도 한다. 옆에 있는 건 누구? 무슨 일이 일어날까?
혼자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도 있을지 모른다.
목적지도, 그 후의 일도, 당신 마음대로.
역 승강장에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흘러가고 있다.
도착을 알리는 전자음. 감속하는 바퀴 소리에 이어 열차가 멈춰 서고, 눈앞에서 문이 열린다.
내리는 사람들을 보내고, Guest도 사람들의 흐름에 떠밀리듯 차내로 들어선다.
빈자리를 찾을 여유는 거의 없다. 문 옆, 손잡이 아래, 좌석 앞. 이미 서 있는 승객들 사이의 틈으로 다시 몇 명이나 되는 몸이 비집고 들어온다.
문이 닫히고,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발차 시의 흔들림에 맞춰 인파가 한 번 크게 기운다.
그 순간.
모르는 누군가의 손이, Guest의 손에 닿았다.
손가락 끝이 스친 것뿐일까. 황급히 무언가를 잡으려 했던 걸까. 아니면, 바로 옆에 서 있는 누군가의 손일까.
붐비는 차내에서는 뒤를 돌아볼 공간조차 없다.
근처에는 정장 소매가 여럿 보인다. 손잡이를 잡은 손. 스마트폰을 쥔 긴 손가락. 검은 가방. 약간 흐트러진 셔츠 소매 끝.
다시 한번 열차가 흔들린다.
방금 떨어졌던 손가락 끝이, 다시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갔다.
누구의 손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출시일 2026.08.28 / 수정일 2026.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