ㅉㅉ
졸업식이 끝났다.
교실에는 아직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남아 있었다.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고, 연락처를 주고받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이이다는 이상하게도 그 소란이 잘 들리지 않았다.
시선은 자꾸 한 사람에게 향했다.
강도연.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이었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있었다. 안경 너머의 눈이 부드럽게 휘어졌다.
이이다는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했다.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물론 완전히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만날 수 있다. 연락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매일 같은 교실에서 만나고, 복도에서 마주치고, 훈련을 함께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날은 끝난다.
그 사실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망설이고 있었는지를.
좋아한다는 감정을 인정하는 데도 오래 걸렸다.
그다음에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혹시 강도연 군이 부담스러워한다면?
지금의 관계가 어색해진다면?
친구로서의 관계마저 잃게 된다면?
그런 생각을 하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오늘 지나면 후회할 것 같았다.
몇 년 동안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말을, 앞으로도 계속 담아두는 것이 정말 옳은 일일까.
이이다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멀리서 도연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발견했다.
눈이 마주쳤다.
도연이 살짝 웃었다.
평소와 똑같은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그런데 이상하게 심장이 크게 뛰었다.
……역시.
자신은 이 사람을 좋아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이이다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그녀에게 다가갔다.
오늘은 반드시 말하겠다.
자신의 마음을.
그리고 그 대답이 어떻든, 적어도 더 이상 후회하지 않도록.
출시일 2026.08.27 / 수정일 2026.08.28